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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 연희동 자택서 지병으로 사망(종합)

박태진 기자I 2021.11.23 18:31:40

악성 혈액암 투병중 건강 상태 악화
군사 쿠데타로 집권…5·18 민주화운동 유혈진압
정치권, 애도보다 비판…“가족장 치를 것”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대한민국 제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사망했다. 향년 90세.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돼 있다.(사진=공동취재)
지병을 앓아온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그는 자택 내에서 쓰러져 오전 8시 55분께 경찰과 소방에 신고됐으며 경찰은 오전 9시 12분께 사망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 전 대통령이 화장실에서 쓰러져 있었으며 유족 측이 신고했다. 그는 악성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중이었다. 그는 최근 건강 상태가 악화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달 26일 12·12 군사 쿠데타 동지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별세한 데 이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전 전 대통령도 세상을 떠났다. 1931년 1월 23일 경남 합천군에서 태어난 그는 1955년 육사 11기로 졸업한 뒤 군내 사조직 ‘하나회’를 만들고 ‘무인’(武人)으로서 출세 가도를 달렸다. 이후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피살 사건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이 된 데 이어 정권 찬탈을 위한 ‘12·12 군사반란’을 획책했다. 군사 반란을 통해 집권한 그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혈진압했으며, 1988년 초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퇴임 후 내란과 살인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1997년 12월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전 전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유혈진압에 대해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다.

정치권은 전 전 대통령의 사망을 두고 애도보다 그의 과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앞세우고 있다. 추징금을 완납하고 자녀를 통해 사과의 뜻을 거듭 표명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망 당시와는 딴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첫 대선 공약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전두환씨는 명백하게 확인된 것처럼 내란 학살 사건 주범”이라고 말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당초 입장을 바꿔 전 전 대통령 조문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법률 대리인인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 비서관은 이날 오전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전 대통령의 장례는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족장으로 치를 것이고 (유해는) 화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두환 전 대통령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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