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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증시인물]닭한마리만 남기고 간 비건

이슬기 기자I 2020.07.11 07:20:34

방한 통해 특별한 대북 메세지 없자 경협株↓
'닭한마리' 식사했다는 이슈가 가장 주목받을 정도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한국을 찾았지만 주식시장에 풀어 놓은 선물은 없었다. 대북 관계에 대한 별다른 메세지를 내놓지 않으면서 대북관련주도 잠잠한 흐름을 보였다. 이번주 증시인물은 비건 부장관을 통해 돌아본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사진=AFP)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번주 아난티(025980)는 전주 대비 7.76% 떨어진 1만 1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엘리베이(017800)터도 3.4% 떨어진 4만 9650에 장을 마감했고, 좋은사람들(033340) 역시 5.99% 내린 2040원에 장을 마무리했다. 대북경협주가 이번주 대부분 약세를 보인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단 0.1% 떨어지고, 코스닥 지수는 되레 2.74%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약세다.

의외인 점은 이번주 대북관련 긍정적인 이벤트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 7~9일 한국을 방한해 대북 관련 행보를 이어갔다. 대북 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다시 확인했고, 남북 협력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력한 지지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최근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남북 관계 해결의 물꼬를 트고자 방문한 것이다.

그러나 비건 부장관의 방한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대북주는 꿈쩍도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를 매우 원한다며 연내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지만 말이다. 이는 비건 부장관의 방한 소식이 알려진 지난주에 이미 한차례 오른 것도 있었지만, 실질적인 소득이 없는 것도 또 다른 이유에 속했다.

이번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조미(북미)수뇌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무익하다”고 선을 그었다. 비건 부장관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는 큰 변화가 없었을 뿐더러 대북 관련주 역시 잠잠한 흐름을 보였던 이유다.

증권가에선 이미 알려진 리스크는 리스크가 아니라며 북한 관련 이슈가 당분간 시장을 흔들만한 재료는 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확실한 제스처를 보내지 않는 이상 이번과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셈이다.

이로써 비건 부장관의 방한은 주식시장엔 별 선물을 던져주지 못한채로 마무리 됐다. 비건 부장관이 방한 때마다 즐겼던 메뉴인 닭한마리를 이번에도 즐겼다는 뉴스가 이번 방한에서 가장 큰 뉴스가 됐을 정도이니 말이다. 비건 부장관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닭한마리 식당에 방문하지 못하게 되자 주방장을 주한미국 대사관저로 초청해 식사를 성사시키기도 했다고 한다. 이번주 꽤나 기대를 모았던 비건 부장관의 방한은 이렇게 닭한마리 만을 남기고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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