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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정부 주도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된다는 뉴스가 전해진 탓이다. 정부는 지난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치기로 했다. 통합 방식은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에 8000억원 투입(제3자배정 유상증자 5000억원·교환사채 인수 3000억원)→한진칼이 대한항공에 7300억원 투입→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1조5000억원 투입 및 채권 3000억원 인수 순으로 이뤄진다.
한진칼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금을 투입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인데 왜 한진칼의 주가는 떨어졌을까. 인수 과정으로 보아할 때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끝났다는 시각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번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산업은행은 한진칼의 지분 10.7%를 확보하게 된다. 산업은행에게 골칫덩어리였던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이 받아주는 셈인 만큼 산업은행은 한진칼의 우호지분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한진칼 내 조원태 회장 측의 우호지분은 47.33%로 상승(신주인수권부사채 제외)하게 된다. 반면 강성부·조현아·반도건설의 3자연합의 지분율은 유상증자 이후 지분율이 현재 45.23%에서 40.41%로 하락한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특정주주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인 3자연합의 지분이 희석되는 것이다.
3자연합을 대표하는 강성부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지난 17일엔 한 증권 관련 유튜브에 출연하면서까지 이번 인수를 강력히 비판했고 지난 18일엔 법원에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에 대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끝난 것과 다름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산업은행의 지분 확보로 조원태 회장 측과 3자 연합의 지분이 크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3자연합이 가진 신주인수권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해도 조원태 회장 측의 지분과는 4.43%의 차이가 존재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산업은행이 한진칼의 지분 약 10.7%를 확보함에 따라 조원태 회장 측이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다”며 “경영권 분쟁 종료에 따른 지분경쟁 프리미엄이 제거될 경우 한진칼 주가의 급격한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점점 패색이 짙어지는 강성부 대표. 그가 어떤 패를 들고 나와 이 상황을 뒤집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