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마다 "취득세 인하"로 주택시장 달래기..이번엔?

성문재 기자I 2018.07.18 05:32:00

2006년 취득세율 1%로 낮췄지만
GDP대비 2% 다른 나라보다 높아
취득세가 지방세 수입의 29% 차지
세율 낮출 때 지자체 반발이 관건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주택 취득세 인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거래세(취득세·양도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나라들보다 크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간 주택 취득세율은 부동산 경기 조절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꾸준히 낮춰져왔는데도 부동산 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로 세금 징수 규모는 증가해왔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GDP 대비 거래세 비율은 2016년 기준 2%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0.4%보다 월등히 높다. 한국지방세연구원 조사에서도 부동산 시가총액(민간 보유 기준) 대비 거래세 비율이 2015년 기준 0.21%로 OECD 평균(0.113%)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위가 조세 정의와 형평성을 내세워 취득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판단한 배경이다. 특위는 앞서 지난달 22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보유세는 점진적으로 강화하되 취득세는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행 단순누진세율 체계를 개선해 비례세율 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부동산 유형별, 취득원인별 복잡한 세율체계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이다.

◇역대 정부 모두 취득세 인하 카드 활용



‘보유세 인상, 거래세 인하’ 정책은 과거 노무현 정부 때 이미 시도됐던 카드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재산세를 현실화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를 강화함으로써 투기적 주택 수요 억제에 나서는 한편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율을 인하했다.

특히 2006년에 부동산 거래시 실거래가 신고 제도를 도입하면서 취득세 부담이 증가하는 문제가 우려되자 취득세율을 1.5%로, 등록세율은 1.0%로 낮췄다. 같은 해 9월 종부세 강화와 함께 거래세 인하를 단행해 각각 1%의 세율이 적용되는 감면 혜택이 제공됐다. 이는 2009년 12월까지만 한시적으로 계획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1년 연장됐다.

2011년부터 다시 법정세율 4%로 환원됐지만 실거주 목적인 경우 거래금액 9억원 이하 1주택 취득자는 그 절반인 2%의 세율이 적용됐다. 2011년 3·22 부동산 대책에서 발표된 취득세율 감면 혜택은 그해 말까지 운영됐고 2012년과 2013년에도 취득세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 잇따랐다.

2013년 8·28 대책을 통해 2014년 1월부터 주택 취득세율을 6억원 이하 1%,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2%, 9억원 초과 3%로 개편했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취득세 인하 험로 예상…“차라리 양도세 한시 감면”

수년에 걸쳐 세 부담 완화 수단으로 활용돼온 취득세율을 또 낮추는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취득세가 지방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취득세 인하는 지방정부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10월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지방재정 자립을 위한 재정분권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며 현재 7대 3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장기적으로 6대 4 수준까지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관련 대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지방세연구원 관계자는 “지방세인 취득세는 얽혀있는 이해관계자가 많고 입장도 다 달라 세율 인하 개편을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득세로 대표되는 거래세를 낮추는 것은 인하 여력이 크지 않은데다 시장 영향력 역시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방정부의 재정 안정성을 위협하지 않으면서도 집값 안정이라는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넓은 의미의 거래세인 양도세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방 세수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취득세는 그동안 계속 낮춰왔기 때문에 인하 폭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차라리 넓은 의미의 거래세인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해줌으로써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처분할 퇴로를 만들어주는 게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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