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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유경제 시장에서 다윗이 골리앗을 누른 까닭

김대웅 기자I 2015.09.13 15:20:42

디디콰이디, 정부 지원 힘입어 고속성장
외자기업 우버는 정부 태클에 곤혹
숙박 업계로 확산되는 중국 공유경제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태동기에 있는 중국 공유경제(sharing economy) 시장에서 토종업체의 기세가 거침없다. 우버와 같은 글로벌 대표기업은 토종 기업을 지원하는 중국 정부 방침에 가로막혀 기를 펴지 못하는 모습이다.

공유경제는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가 처음 사용한 말로 한번 생산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경제 방식을 말한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콰이디(滴滴快的)는 중국 내 차량공유서비스 시장 점유율이 80%대에 달하며 10%대에 불과한 우버를 압도하고 있다. 택시 공유에서 시작해 대리운전, 버스 등으로 발을 넓힌데 이어 최근에는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해 중고차 거래, 자동차 금융 등 신사업에 뛰어들어 영역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반면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우버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토종 업체에 밀려 맥을 못추고 있다. 중국 정부의 암묵적인 지원 아래 토종업체가 시장 선점에 성공한 터라 외부 경쟁자의 공격경영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청웨이(程偉) 디디콰이디 CEO는 최근 30억달러(약 3조5580억원) 규모의 자금을 새롭게 유치했으며 중국투자유한공사와 평안그룹 등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50억달러 수준이었던 기업 가치가 자금유치를 통해 165억달러로 높아진 것이다.

디디콰이디는 또 버스제조사 위통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신(新)에너지 버스, 무인자동차 운전, 버스 지능화 기술 보급 분야에서 합작하기로 했다. 아울러 계열사 디디다처 사명을 디디추싱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기존 택시에서 시작한 사업이 전용차, 대리운전, 버스 등으로 다각화하면서 이를 폭넓게 아우르는 명칭으로 바꾼다는 취지다.

디디콰이디가 이처럼 공격경영에 나서자 몸값이 500억달러(약 59조3000억원)를 넘나들고 있는 우버도 경쟁사를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아낌없는 투자에 나서고 있다. 우버차이나는 최근 현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검색업체 바이두(

(白度) 등으로부터 12억달러를 투자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차이나가 자금조달에 나선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 덩치를 키우기 위해서다.

중국 정부 역시 공유경제를 암묵적으로 인정해주는 분위기다. 차량공유서비스는 엄밀히 따지면 중국 대다수 도시에서 불법이지만 디디콰이디는 중국 정부의 암묵적인 허용 아래 빠른 속도로 덩치를 키워오고 있다.

다만 중국은 토종 기업에 관대한 반면 외자 기업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디디콰이디는 현재 중국내 80개 이상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우버가 진출한 도시는 16곳에 불과하다. 전 세계 수백 곳 도시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우버이지만 중국에서만큼은 토종 경쟁사 ‘디디콰이디’에 밀려 2인자 신세다. 우버는 중국 선전시 정부가 최근 “택시 면허 규정을 위반했다”며 영업을 중단시키는 등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의 공유경제는 차량공유서비스 뿐 아니라 숙박 업계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숙박 공유 플랫폼 투지아는 최근 잇따라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투지아는 지난달 투자 유치에서 10억 달러 가량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샤오주닷컴도 최근 3억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6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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