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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도 주목한 윤석열 "나와바리"vs조국 "오야붕" 공방

이선영 기자I 2021.10.14 20:34:00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나와바리’란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오야붕 마인드’라고 비판한 가운데, 일본 언론도 이들 간에 벌어진 일본어 공방을 관심있게 소개했다.

14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국 대통령 선거, 숙적끼리 일본어 사용해 응수’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매체는 윤 전 총장이 여당 측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와바리’란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조 전 장관이 ‘오야붕’이라는 일본어 단어를 앞세워 맞받았다고 전했다. 나와바리는 새끼줄을 쳐 경계를 정한다는 의미로 ‘세력권’을, 오야붕은 부모처럼 의지하는 대상으로 ‘우두머리’를 가리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뉴시스)
매체는 윤 전 총장이 지난 11일 광주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40년 전의 고귀한 희생을 통해 번영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수십 년 동안 (광주를) 나와바리처럼 여겨 왔지만 해준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질타한 것에 대해 조 전 장관이 반발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언급한 ‘40년 전의 고귀한 희생’은 지난 1980년 5월 광주에서 민주화를 요구한 학생과 시민을 군이 무력으로 탄압한 것으로, 1987년의 민주화로 이어졌다고 부연하며 “조 전 장관이 진보 성향의 성지에서 윤 전 총장이 쏟아낸 발언을 참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해서는 ‘윤 전 총장의 숙적’이라고 표현했으며, 검찰개혁을 추진하다 윤 전 총장의 저항을 받았고 자녀의 장학금 및 입시비리 건으로 기소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에는 ‘모찌(떡)’ ‘와꾸(테두리)’ ‘붐빠이’(분배) 등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일본어가 있다. 이 밖에도 발음은 다르지만 ‘망년회’ ‘다반사’ 등 일본 한자어 유래 단어도 적지 않다”며 “이런 단어는 일본어를 강요한 일제 시대의 잔재라는 비판과 한국의 고유어를 의식하고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1일 조 전 장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자 간담회에서 ‘나와바리’란 일본어를 사용한 윤석열. ‘오야붕’ 마인드 소유자답다”라는 글을 올려 윤 전 총장을 저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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