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그날 '4시 40분' 무슨 일 있었나…故손정민 행적 파악 '스모킹건' 될까

공지유 기자I 2021.05.18 19:41:39

"25일 오전 4시 40분쯤 한 남성이 한강 입수" 목격자 7명
입수자 신원 파악 아직…경찰 "손씨 사망건 관련성 확인 중"
당일 새벽 낚시하던 목격자들'…"수영하는 줄 알아 신고 안 해"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지 닷새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 실종 당일 새벽 4시 40분쯤 ‘한 남성이 한강으로 걸어 들어가는 걸 봤다’는 목격자들의 제보가 나왔다. 아직 입수자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시간은 손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가 귀가한 뒤 10여분이 지난 후여서 손씨 사망 전 행적을 파악하는 데에 ‘스모킹건’이 될지 주목된다.

10일 오전 서울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찰관 20여명이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공지유 기자)
‘한강 입수 남성’ 목격자들…“수영하듯 들어가, 응급상황 아닌 줄”

18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손씨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4시 40분쯤 “불상의 남성이 한강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 7명의 제보를 받아 이들을 조사했다. 목격자들은 입수 추정 지점인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80m 떨어진 곳에서 낚시를 하던 일행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한강으로 걸어 들어간 남성이 손씨가 맞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 7명을 모두 조사했고, 제보 신빙성 확인을 위해 직접 현장 조사까지 실시했다”며 “다만 입수자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추가 목격자 확보 및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한강공원에 출입한 154대의 차량에 대한 탐문조사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지난 12일 이들을 추가로 발견했다. 목격자들은 실종 당일 오전 5시쯤까지 인근에서 낚시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7명 중 직접 입수자를 본 사람은 5명이며, 나머지 두 명은 물이 첨벙거리는 소리만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목격자들은 “(입수자가) 수영하듯 강 안쪽으로 들어가 응급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해 신고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제보 정확성 확인을 위해 이들의 제보를 토대로 직접 현장 조사까지 실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 7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제보 내용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입수자 신원을 아직 파악하지 못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손씨 실종 당일인 지난달 24일부터 25일까지 서울경찰청에 접수된 실종신고 63건 중 현재까지 소재 파악이 되지 않은 남성 6명을 중심으로 입수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고(故) 손정민씨 사건의 진실을 밝히라며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A씨 귀가 후 남성 입수까지 약 ‘10여분’…‘행적 파악’ 실마리 될까

당초 손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오전 3시 38분부터 목격자가 A씨 혼자 잠들어있는 것을 깨운 오전 4시 27분까지 약 40여분 간의 동선이 미스터리였는데, A씨 귀가 후 10여분 뒤 한강으로 걸어 들어간 남성을 봤다는 제보가 나왔다.

당초 사건 핵심으로 꼽힌 40여분이 아니라, A씨가 토끼굴을 통해 귀가한 후부터 한 남성이 물속으로 걸어 들어간 10여분 동안의 경위 파악에 집중해야 할 가능성도 나온다. 경찰은 입수자가 손씨일 가능성을 포함해 입수자의 신원 파악을 위해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 발표와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손씨 실종 당일 오전 3시 38분쯤 손씨와 A씨 일행을 본 목격자는 “A씨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고, 그 옆에 손씨가 앉아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오전 4시 27분쯤 A씨가 혼자서 한강공원 잔디 끝 경사면에서 누워 잠들어 있는 걸 확인하고 깨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가 잠들어 있던 곳은 손씨와 A씨가 놀던 곳에서 약 10m 떨어진 곳이다. 이후 A씨가 오전 4시 30분쯤 한강공원 출입구를 통해 나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담겼다.

이후 10여분 뒤 한 남성이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 강변에서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걸 복수의 목격자가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남성의 입수 추정지점은 A씨가 누워 있던 곳과 불과 10m 떨어진 강변이다. 이곳에서 지나가던 시민이 A씨를 깨운 오전 4시 27분은 입수자의 입수 추정 시각보다 10여분 이르다.

경찰 관계자는 입수 시점을 4시 40분쯤으로 추정한 이유에 대해 “목격자가 야경이 좋아 4시 33분쯤 찍은 사진이 있는데, 이후 담배를 피운 뒤 무릎에 잠긴 사람을 봤다고 했다”며 “담배 피우는 시간을 5분쯤으로 생각했을 때 4시 40분정도 됐을 거라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다만 입수 추정 지점이 한강과 바로 이어지는 강변이어서, 잔디 위에서는 강변 부근이 보이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일어났을 당시 입수자를 본 목격자가 없는지 등 추가적으로 확인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제보와 손씨 사망과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해 손씨가 발견될 당시 신고 있던 양말에 있는 토양 성분과 잔디밭의 흙 성분, 육지와 한강 경계부터 수면 아래의 흙 성분을 수거해 비교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손씨 사망 전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보다는 경찰 수사를 믿고 결과를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강 실종 대학생` 사망 사건

- 故손정민 父 "'그알', 친구A 재연 장면 왜 과장했나" - 故 손정민 父 "아들 친구들 향한 비난 멈춰달라" 호소 - 故손정민 父 "잘 부탁드린단 말 외엔..아들이 많이 그립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