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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나흘 만에 400명대로 내려간 29일, 서울 시내 백화점, 쇼핑몰 등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 중구에 있는 한 백화점에선 일부 명품숍에만 줄이 늘어설 뿐 주말인데도 사람이 붐비는 곳이 없었다. 백화점 내 영화관에서도 상영관마다 10~20석 정도를 제외하곤 좌석 대부분이 상영시간 직전까지 빈자리로 남아 있었다.
서울 명동 거리 역시 썰렁하긴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해 ‘임대’나 ‘폐점’ 안내 현수막이 붙은 가게가 많은데다가 일부 가게는 문 여는 시간을 조정해 일요일 휴무를 한 탓에 몇몇 골목은 오히려 문을 열지 않은 가게가 문을 연 가게보다 많기도 했다. 행인들도 “명동이 이렇게 조용한 건 처음”이라고 말하는 등 주말 명동의 한산함에 낯설어했다.
전통시장에도 강화된 거리두기의 영향은 있었다. 주말 나들이객들이 먹을거리를 즐기고자 찾는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엔 점심시간에만 잠시 이용객들이 북적였을 뿐 점심때가 지나자 시장 내부가 썰렁했다. 시장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김모(61)씨는 “평소 주말엔 점심시간뿐만 아니라 늘 북적이던 곳”이라면서 “지난주보다 손님이 30%는 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시내 곳곳이 한산했던 건 거리두기 강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발표 이후인 이달 23~24일 이틀간 수도권의 하루 평균 이동량은 1721만7000건이었다. 직전 주 이틀(지난 16~17일) 평균 이동량 1831만1000건에 비해 약 6%(109만4000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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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부 시설엔 사람들이 몰리기도 했다.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한 뒤 카페 매장 내 음료 섭취가 불가능해지자 이와 유사한 푸드코트, 패스트푸드점에 발길이 옮겨온 것이다. 서울 중구의 한 백화점에선 이용객들이 지하 1층 카페에서 산 커피를 카페 내에서 마시지 못하자 몇 걸음 떨어진 같은 층 푸드코트 테이블로 들고 가 마시기도 했다. 이들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패스트푸드점에서도 개인 공부나 스터디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패스트푸드점은 휴게음식점으로 구분돼 카페와 달리 현재 내부에서 음료와 음식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선 자습서나 참고서를 들고 온 고3 수험생들의 모습도 보였다.
한편 정부는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유지했지만, 집단 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집단 감염 발생 위험도가 높은 시설의 이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29일 오후 5시 현재 서울에선 강서구 댄스·에어로빅 학원(확진자 176명), 마포구 교회(146명), 서초구 사우나(78명),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모임(26명) 등에서 대규모 집단 감염이 잇따라 발생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