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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한국에 입국한 후 한일 언론을 상대로 여론전을 펼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오늘(3일) 출국한다. 반면 형과 아버지의 비난 공세에 후계자로서 ‘정당성’마저 흔들리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귀국한다.
형제의 엇갈린 행보는 ‘타협은 없다’는 두 사람의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의 후계자 쟁탈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입국하는 동생, ‘사과·해명’ 나선다
이날 한국에 도착하는 신 회장은 형제의 난이 가족 간 분쟁으로까지 치닫은 현 상황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지만, 그룹을 책임지고 있는 총수로서 그룹 이미지가 추락한 데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 쪽에서 ‘경영권 탈취’, ‘용서할 수 없다’, ‘회장에 임명한 적 없다’는 등 신 회장을 흔들 얘기가 나온 만큼 두 사람의 만남이 쉽게 해답을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 회장과 롯데그룹 측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과 나이, 판단력 저하 등을 문제 삼아 신 총괄회장의 말이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아버지와 ‘전면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형인 신 전 부회장에 대한 비판도 날이 설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회사를 차지할 욕심에 연로한 아버지를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 회장은 롯데그룹이 중국에서 1조원 손실을 냈고, 이를 신 총괄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할 예정이다. 신 회장의 경영능력과 직결된 사안이니만큼 해명이 필수라는 분석이다.
◇출국하는 형, 일본에서 여론전 전망
엿새 동안 한국에 머물며 동생의 후계자 위상을 흔드는 데 성공한 신 전 부회장은 일본에서 여론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육성 파일, 지시서 등을 공개하는 여론전을 통해 신 회장이 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롯데그룹의 중국 1조원 손실 등 동생의 약점을 노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신 전 부회장 역시 본격적인 지분 경쟁을 위해 일본에서 우호세력 집결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의 지지로만 세를 늘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 역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경쟁의 핵심으로 알려진 우리사주(32%)를 공략하는 데 힘을 쏟을 가능성이 크다.
롯데에 정통한 재계 한 관계자는 “한국에 돌아온 신동빈 회장이 어떠한 카드를 내놓느냐에 따라 이번 형제간 갈등에 새로운 분수령이 될 수 있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도 앞으로 일본에서 주주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릴 것인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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