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의 IT세상]IT플랫폼 키우는 토큰경제

편집국 기자I 2020.10.29 05:00:00

김지현 IT 칼럼니스트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는 2018년 정점을 찍은 이후 쇠락하나 싶었다. 그런데 코로나와 함께 글로벌 자산으로서의 가능성을 잃지 않고 재기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리고 2019년 6월 페이스북은 ‘리브라’라고 불리는 암호화폐 출시 계획을 밝혔다. 특히 페이스북은 세계적인 영향력이 큰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이라 리브라의 발표만으로 각 국가 정부는 위험 가능성을 거론하며 규제를 예고했다. 이후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규제 관련 이슈가 빗발쳤고 페이스북은 한발 물러나 리브라를 각 국가의 법정화폐와 연동하는 지급결제 수단으로 전환하게 됐다.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클레이튼’이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고 클레이라는 암호화폐를 인도네시아에 상장했다. 클레이튼 기반의 플랫폼에서 클레이라는 화폐를 이용해 상품을 거래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암호화폐 지갑인 ‘클립’을 개발해 카카오톡에 탑재했다. 지난해 9월 말 카카오는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의 사이드체인으로 ‘카카오콘’을 발행했다.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보상으로 카카오콘을 지급하고 카카오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활용되는 것으로, 일반적인 포인트 서비스와 다르지 않다. 다만, 이를 구현함에 있어 블록체인을 활용했다. 지급과 사용 과정에 있어 투명성을 기하고 차후 사용자간 송금과 포인트의 환전까지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너도나도 암호화폐 발행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를 발행한 주체는 누구일까.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어느 한 개인이나 기업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의 자발적으로 참여한 단체, 기업, 개인들이 운영의 주체이다. 그런데 이들의 각자 생각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체계가 필요하다.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이 거대한 암호화폐를 글로벌로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을 가리켜 ‘DAO’라고 부른다.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의 준말로, ‘탈중앙화 자율조직’이라고 부른다.


조직의 운영 규약도 블록체인에 기록해둠으로써 공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한다. 기존의 일반적인 기업 운영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렇게 기술 기반으로 모든 것을 기록하고 합의를 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이 운영하는 것과 달리 100% 검증 가능하고 임의로 조작하는게 불가능하다.

이 시스템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이 돌아갈 수 있도록 참여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암호화 화폐인 비트코인, 이더, 리플 등은 블록체인이 동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참여자들에 대한 보상이다. 블록체인이 동작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컴퓨터 파워가 필요한데, 이 컴퓨터 파워를 제공하는 참여자들에게 기존의 화폐가 아닌 해당 블록체인에서 이용될 수 있는 화폐를 줌으로써 블록체인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암호화폐는 단순히 보상을 지급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플랫폼 내에 개발된 서비스를 거래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지갑을 이용해 사용자간에 송금을 하는 목적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또한 외부의 거래소에 상장함으로써 다른 암호화페나 법정화폐로의 환전도 가능하다. 특히 각 서비스에서 다양한 용도로 설계된 보상과 혜택을 지급하거나 안전한 거래를 운영하는데 이용되기도 한다. 플랫폼 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와 공급자는 물론 광고주와 다양한 중간 거래를 이어주는 도매상, 콘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그 중간의 중계자 더 나아가 투자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포괄해서 가치 거래를 가능하게 해준다.

이런 식으로 암호화 화폐는 해당 블록체인이 이용되는 생태계를 성장시키는데 중요한 보상 수단이고 거래 촉매제다. 이 화폐를 어떤 경우에 보상으로 주고, 어떻게 발행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를 잘 정의해야 암호화폐를 발행한 블록체인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운영될 수 있다. 이러한 것을 가리켜 ‘토큰 이코노미’라고 한다. 암호화폐가 플랫폼과 결합되어 운영되면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플랫폼 이해관계자간 가치 거래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카카오톡에서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화상 통화도 하고, 송금도 하고, 선물도 보내고, 검색도 하는 것처럼 플랫폼 내에 통합된 암호화폐를 활용해 서비스 사용을 별도의 금융앱이나 사용자 인증 없이도 즉시 사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되는 암호화 화폐는 향후 10년 내에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단, 그것이 지금의 현실 속 화폐를 대체하는 법정화폐나 세계 공용으로 사용되는 화폐로서 지위를 가져가기엔 어려울 것이다. 물론 기존의 신용카드 마일리지나 특정 기업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포인트, 도토리와 같은 가상화폐보다는 역할이 더 중요하고 범용적이겠지만, 실물 화폐로서의 사용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암호화 화폐는 새로운 개념의 화폐로서 기존 화폐와 함께 새로운 시스템,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촉매제 역할을 하며 점진적 성장을 해갈 것이다. 거대한 글로벌 IT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기업들은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해 금융 거래 등을 서비스와 연동함으로써 플랫폼의 지배력을 더 공고히 해갈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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