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지속할지 알 수 없고, 매출 발생이 언제 정상화될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 서둘러 샀다가 매출 공백이 길어진다고 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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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은 앞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지만 지난달 최종 결렬됐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 체제에 있다. 비슷한 시기 매각을 추진한 이스타항공 역시 지난 7월 제주항공으로의 M&A가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항공산업 M&A 선행조건으로 밸류에이션 재조정을 들었다. PEF 한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한 것은 코로나19 이후에 항공사 밸류에이션이 달라졌는데 이전 밸류에이션으로 인수하는 것이 리스크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리스크가 반영된 밸류에이션으로 시장에서 나온다고 하면 현산이 아니어도 (매수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등의 구조조정도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항공업계를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력 슬림화, 운용 기재 축소 등 구조조정이 가시화돼야 인수에 나서겠다는 곳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매수자가 비싼 가격에 사서 구조조정을 하는 것보다 이미 구조조정을 단행해 슬림해진 조직을 낮은 가격에 사려고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지 않도록 감자를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연도말 자본잠식률이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지난 14일 600여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하기도 했다.
재무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면 항공사를 인수하려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 PEF 관계자는 “코로나19 악재가 가격에 반영되면 존재할 수 있는 모든 악재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만 놓고 봤을 때 채권단의 구조조정이 어느정도 마무리되고 새로운 밸류에이션을 제시한다면 다시 M&A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