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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5년 전 리우 악몽 싹 날려버린 '클러치 박' 박정아

이석무 기자I 2021.08.04 12:43:02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박정아가 공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클러치 박’ 박정아(28·한국도로공사)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전 악몽을 5년 만에 씻어냈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부 8강전에서 터키를 세트스코어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꺾고 4강 진출을 이뤘다.

세계랭킹 13위 한국이 예상을 뒤엎고 세계 4위 터키를 꺾을 수 있었던 중심에는 레프트 박정아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박정아는 이날 16득점을 책임졌다. 28득점을 올린 주장 김연경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점수를 올렸다.

특히 박정아는 고비마다 중요한 득점을 책임졌다. 김연경에게 상대 블로킹이 집중된 틈을 놓치지 않고 박정아가 해결사 역할을 했다. 3세트 27-26 상황에서 세트를 끝내는 득점을 올린 선수도 박정아였다. ‘클러치 박’이라는 별명이 전혀 손색없는 활약이었다.

박정아는 수비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이날 박정아는 상대의 집중 서브를 훌륭히 견뎌냈다. 리베로 오지영(18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2개의 리시브를 받았다. 디그도 7개나 기록하는 등 공수에서 모두 만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불과 5년 전이었다. 박정아는 리우에서 큰 시련을 겪어야 했다.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상대의 집중 서브를 이겨내지 못했다. 당시 박정아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던 네덜란드 감독이 바로 지금 터키 지휘봉을 잡은 지오반니 귀데티 감독이었다.

네덜란드와의 8강전이 끝난 뒤 박정아는 비난과 질타를 한몸에 받아야 했다.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이 정상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선수 생명이 걱정될 정도였다. 눈물도 많이 흘렸다.

그리고 5년이 지났다. 20대 후반이 된 박정아는 실력과 더불어 경험도 쌓았다. 어느덧 베테랑 선수로 자리매김한 박정아는 웬만한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갖추게 됐다. 귀데티 감독은 5년 전과 마찬가지로 박정아를 집중 공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무너지지 않고 버텼다. 그리고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며 리우의 악몽을 시원하게 날렸다.

박정아는 경기 후 “3세트 듀스에서 긴장하긴 했는데 언니들이 ‘괜찮다, 할 수 있다, 버티자’라고 말해줬다. (리베로) 오지영 언니가 많이 격려해줘서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흔들릴 때마다 감독님이 ‘리시브 못 하면 공격으로 점수 내면 된다’고 말씀하셨다”며 “그 덕분에 정신적인 부담을 덜었다”라고 전했다.

박정아는 “김연경 선배 등 몇몇 언니들에게는 마지막 올림픽인 만큼 꼭 해내야 한다는 분위기다”면서 “4강전도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제32회 도쿄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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