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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경영권 분쟁도 '가족이란 병'?

김미경 기자I 2015.08.05 06:16:00

가족이라는 병
시모주 아키코ㅣ236쪽ㅣ살림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최근 가족 간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 사태는 그리 낯설지 않다. 부모의 유산을 놓고 다투다가 형을 살해한다든지 5살 난 아들을 무자비하게 때린 비정한 아버지 등 가족 안에서 맹목적으로 벌어지는 폭력과 다툼, 갈등이 우리 이야기가 돼버린 까닭이다.

일본 NHK 아나운서 출신으로 수필가·평론가로 활동 중인 저자가 가족이란 이름으로 행하는 ‘민낯’을 꺼냈다. 군인 아버지와의 불화 등 순탄치 않았던 자신의 가족사와 지인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의미를 파헤친다. 짧은 에피소드마다 담긴 메시지는 ‘가족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대한 일침이다.

저자는 ‘보이스피싱 사기’를 한 예로 든다. 가족의 부탁이라면 아무 의심 없이 무턱대고 신뢰하는 ‘가족이라는 병’이 사기를 초래하고 ‘오타쿠족’을 증가시킨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단란하고 화목한 가족에 대한 환상이 아니라 각자가 자신의 인격을 되찾는 데서부터 가족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미혼모 가정, 한부모 가정, 동거와 셰어하우스, 동성커플 등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속속 출현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족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다만 ‘기대는 아이를 훼손한다’든지 ‘화젯거리가 가족밖에 없는 사람은 재미없다’ 등 가족에 대한 고민을 성급하게 일반화한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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