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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손정민 손톱 중요...친구 휴대전화 꺼진 시간 안 맞아"

박지혜 기자I 2021.05.28 06:30:0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22) 씨 관련 경찰이 처음으로 수사 결과를 공식 발표한 가운데,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3가지’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밝혔다.

승 연구위원은 지난 27일 KBS1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손 씨) 아버지의 의혹 제기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다만 형사 정책을 하는 입장에선 아버지의 말씀을 그냥 놓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그 사건에서 나온 증거를 갖고 그 증거가 과연 아버지가 말하는 의혹에 얼마만큼 부합하는지, 또 그 증거가 과연 이 사망이 사건인지 사고인지를 구별할 수 있도록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손 씨 사망 관련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 중 ‘손 씨의 손톱’에 주목했다.

경찰은 손 씨의 부검 결과에 대해 “손 씨의 오른쪽 손톱에선 손 씨의 DNA만 검출됐고, 왼쪽 손톱에선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승 연구위원은 “저는 부검 결과에서 정민 군의 손톱이 굉장히 중요했는데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는 것 같아) 방송에서 한 번도 말을 못 했다”며 “싸우면 사람이 본능적으로 이렇게 딱 잡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손 씨의 머리 상처에 대해선 “생전에 어떻게 나왔는지 경찰이 더 수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발표에서 손 씨 머리와 볼 부위 상처는 생전에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한원횡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제2서경마루에서 한강 대학생 사망사고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승 연구위원은 또 A씨 휴대전화 관련 시기가 맞지 않는 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이 A씨 휴대폰의 포렌식 결과를 발표했는데 오전 7시 2분에 꺼져 있었다고 했다. (A씨 측) 변호인 설명에 보면 오전 4시 27분에 A씨 어머니가 전화를 했다. 그런데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는 음성이 나왔다고 나온다. 그러면 7시 20분에 꺼져 있는 휴대폰이 왜 4시 27분에는 꺼져 있었는가. 누가 그걸 만지고 켰는가, 껐는가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사라진 A씨 휴대전화 관련 의혹에 대해 “위치정보를 분석한 결과, A의 휴대전화는 마지막 통화 시간인 지난달 25일 오전 3시 38분경부터 전원이 꺼진 7시 2분경까지 계속 한강공원 주변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A씨 측은 지난 17일 입장문에서 “A씨의 어머니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4시27분경 A씨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다. 그러나 전원이 꺼져 있다는 소리가 나왔고, 이로 인해 이 시점부터 A의 부모는 줄곧 A씨의 전화기가 꺼져 있을 것으로 생각하게 됐다. 실제로 A씨의 휴대폰은 고인과 만날 때 배터리가 1%였고, 한강공원에 머무르던 도중 휴대폰 충전기를 사서 일부 충전을 하였으나 어느 정도 충전이 되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승 연구위원은 마지막으로 경찰이 이날 공개한 새로운 사진을 언급했다. 해당 사진은 나무 밑에 한 사람이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으로, 경찰은 사진 속 사람이 A씨라고 했다. 사진이 촬영된 시점은 손 씨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새벽 3시 38분께이고, A씨가 통화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진에선 A씨만 확인되는데 일부 목격자의 진술이 이 주장과 달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비슷한 시간대에 A씨가 손 씨와 함께 머무르던 돗자리로 돌아와 짐을 챙기고, 그때 손 씨가 앉아 있는 모습을 봤다고 진술한 또 다른 목격자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승 연구위원은 당시 A씨가 어머니와 통화하는데 왜 자리를 벗어났는지 의문을 나타냈다.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씨의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인 경찰이 27일 손 씨가 발견된 반포한강시민공원 일대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그는 손 씨가 만취해 실족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경찰은 손 씨와 A씨가 구입한 술은 소주(360㎖) 2병, 소주 페트(640㎖) 2병, 청하(300㎖) 2병, 막걸리 (750㎖) 3병으로 확인됐다. 그러면서 “손 씨 부검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54%로 회신됐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사체 부패 과정에서 발생하는 알코올이 포함된 수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음주 수치는 이보다 낮은 0.105%~0.148%로 볼 수 있다는 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승 연구위원은 “소주 1병 반, 1병 먹으면 이 정도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나온다”며 “인사불성이 돼서 내가 물에 들어가는 것도 모를 만큼 들어갈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경찰이 발표한) 기록을 보니까 경찰은 진짜 열심히 한 것 같다. 그러니까 저희들이 갖고 있는 모든 의혹에 대해서 나름대로 그 증거를 갖고 확실하게 찾아가려고 했던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여기에 담지 못했던 부분이 마지막에 과연 이게 패싱아웃인가 아니면 블랙아웃(만취로 인한 기억상실)인가. 즉, 행동을 완전히 못하는 상태였느냐 아니면 단순 블랙아웃이냐는 아직 판단되지 않았기 때문에 (손 씨) 아버지가 말하고 있는 부분, (A씨가 당시) 슬리퍼를 신고 2단(펜스)를 넘어가는 과정이 어떠한 상황인지가 조금 더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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