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강원도에서 바이러스 감염병인 뎅기열 의심환자가 발생했다고 하니 더욱 찜찜하다. 뎅기열이 지카바이러스를 일으키는 비슷한 계열의 모기에 의해 감염된다고 하니 더욱 그렇다. 원주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이 최근 베트남 여행을 갔다 돌아온 뒤 고열과 기침 등의 증세를 보여 현재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베트남이 지카바이러스 유행 지역이 아니라니 그나마 안심이다.
지카바이러스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밀치고 들어온다는 것이 문제다. 자칫 경계를 늦춘다면 대문을 박차고 들어와 응접실과 안방까지 마구 헤집어놓게 될 것이다. 과연 이에 대한 대비가 이뤄져 있는지 스스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미 지난해 메르스사태에서 경험했듯이 말로는 대비가 철저하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대형병원 응급실까지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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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뒷북 대응은 인사에서부터 확인된다. 청와대가 그동안 공석 중이던 질병관리본부장을 어제서야 부랴부랴 임명한 것이 그것이다. 인천공항검역소장 자리는 여전히 공석이다. 전임자가 총선출마를 위해 사직했다니 도대체 공항 요직은 무슨 낙하산들을 위한 자리인지 모르겠다. 지카바이러스가 선전포고를 한 상태에서 우리는 채 전열도 갖추지 못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