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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만원도 뚫었다’…에스엠 공개매수 시나리오 변수 ‘촉각’

김성훈 기자I 2023.02.17 01:56:03

[진화한 공개매수]
에스엠 주가 7% 급등…13만원 돌파
하이브 공개매수가 넘어서며 새국면
카카오도 자금 모으며 재반격 모색
하이브 공개매수 실패 시나리오 주목
재도전 여부 핵심…자존심 싸움 측면도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하이브(352820)에스엠(041510) 공개매수 시나리오가 예상 밖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 가격으로 설정했던 주당 12만원을 시장에서 돌파하면서다. 공개매수 시한까지 열흘 넘게 남은 상황에서 계속된 주가 상승으로 공개매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지난 7일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하며 2대 주주로 오른 카카오 입장에서는 반전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하이브에 맞서 투자금과 인수금융을 한데 모아 에스엠 공개매수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본격적인 자존심 싸움은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실패했을 경우다. 하이브가 종전보다 공개매수 가격을 더 올려 카카오에 맞대응할 것이냐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지붕 뚫린 에스엠 주가…난처한 하이브

16일 에스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59% 오른 13만19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4일까지만 해도 11만6800원으로 12만원을 밑돌았던 에스엠 주가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소식 이후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전날 12만원을 돌파했다. 급기야 이날 7%대 급등하면서 13만원선 마저 넘어섰다.

에스엠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 하겠다던 하이브 입장에서는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하이브가 제시한 가격선이 무너지면서 일반주주 입장에서는 굳이 팔아야 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이 차츰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이브의 등장으로 난감했던 카카오로서는 작금의 상황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하이브를 제치고 경영권을 꿰찰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가 지난달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유치한 1조2000억원을 밑천 삼아 ‘카카오발(發)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주당 단가도 종전보다 올려 잡을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1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몽 경제인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반격 준비하는 카카오…에스엠 둘러싼 자존심 싸움

관건은 공개매수 이후 하이브의 행보다. 공개매수가 성공한다면야 더할 나위 없지만, 실패했을 경우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하이브는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오스템임플란트(048260)와 달리 “공개매수에 실패할 경우 재도전을 없을 것”이란 점을 못 박지 않았다. 하이브가 에스엠 공개매수에 실패하면 재도전에 나설 여지가 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이브의 실패 이후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현실화하면 하이브가 재도전 카드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하이브와 카카오 모두 에스엠 경영권 확보를 위해 각각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자한 상태다. 에스엠 경영권 확보를 위한 투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수준에 만족하고 주주로 남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얘기다.

결국 양측 모두 경영권 확보를 위한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영권을 확보해야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끝장 승부’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에스엠 인수를 둘러싼 두 기업 간 자존심 싸움으로 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현재 (하이브가) 진행 중인 공개매수가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중요하다”면서도 “잇따른 주가 상승으로 공개매수에 실패할 경우 가격을 더 높여 재차 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복수의 주체가 한 기업을 두고 공개매수에 나선 사례는 유례가 없는 것 같다”며 “만일 유사한 가격대로 동시에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가정한다면 (일반주주들이) 어느 쪽에 힘을 실어줄지도 관건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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