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최선 다했고 다할 것·도움도 필요해”(종합)

허윤수 기자I 2024.11.06 15:26:46

문체부 감사 결과에 "재심의 요청 여부 검토"
"감독 선임 과정 불공정·특혜 없었다"
축구종합센터 건립에 "문체부 도움 필요해"

축구회관 앞. 사진=연합뉴스
정몽규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전날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 발표에 사실과 다르다는 견해를 6일 밝혔다. 전날 문체부는 축구협회 감사 결과 총 27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가 있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문체부 지적 사항에 반박하며 감사 결과와 조치 요구 건에 대해 재심의 요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P급 라이선스와 관련한 축구 지도자 강습회 불공정 운영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 후 개선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라는 짧은 해명만 내놨다.

◇클린스만·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

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 선임 당시 전력강화위원회를 배제하거나 무력화했다는 문체부의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축구협회는 1차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마이클 뮐러 위원장이 전력강화위원들에게 감독 선임 관련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대표팀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4.2.3.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축하 청와대 오찬을 언급했다. 축구협회는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이 차기 감독으로 외국인 지도자를 선호한다는 의견이 축구협회에 전해졌고 문체부 고위 관계자도 국제적으로 이름 있는 지도자로 진행하면 좋겠다는 뜻과 함께 정부의 연봉 지원까지 시사했다”라고 전했다.

축구협회는 3월 A매치 기간을 앞두고 감독 선임이 시급했다며 뮐러 위원장은 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이런 상황을 위원들과 사전 소통했고 전권 위임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짧은 시간 안에 외국인 감독을 평가하고 협상하기 위해서는 보안 유지가 중요했다며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전력강화위원회를 무력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이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후보자 화상 면담에 대해서는 감독 추천을 위한 과정이 아닌 향후 대표팀 운영에 필요한 지원 사항 등을 청취하는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정관상 협회를 대표하는 회장이 최종 후보자들의 의견을 듣고자 만나지 못할 이유는 없고 부당한 영향력 행사도 없었다”라고 전했다.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4차전 대한민국 대 이라크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정해성 위원장이 3인의 후보를 추천한 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추천된 후보들과 면담 및 협상을 진행한 것이기에 절차 위반이 아니라고 말했다. 후보자 조건을 확인하는 협상 과정 역시 매우 중요하기에 협회 기술본부를 총괄하는 기술이사가 추천된 후보를 대상으로 협상과 면담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 자택 근처에서 이뤄진 면담 및 협상도 현직에 있지 않아 리그 일정이 없는 다른 외국인 지도자와 같은 절차로 진행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후보자를 만나러 해외로 각에 특혜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축구협회는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하고 절차적 하자가 확인됐다는 문체부의 지적에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최현준 감사관이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 최종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가대표팀 지도자 선임 업무 부적정

축구협회는 감독 외에 코치진까지 이사회의 선임 대상이 되는 건 축구 현실에 맞지 않다며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한 최적의 코치진은 감독이 구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4명의 국가대표팀 피지컬 코치가 아시아축구연맹(AFC) 피트니스 레벨 1 자격증이 없다는 지적에는 AFC A 라이선스 등 다른 전문성과 자격증을 갖고 있다며 “코치진이라는 구성과 업무에 대한 현실적인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치진 구성 관련 규정을 검토해 현실에 맞게 바꾸겠다고 밝혔다.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 업무 처리 부적정

천안축구종합센터. 사진=대한축구협회
축구협회는 문체부 장관의 사전 승인 없이 하나은행과 615억 원에 해당하는 한도 대출 계약 약을 맺었다는 것에 대해 의도적이고 자의적인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축구협회는 승인 요청했을 때 문체부 관계자가 교체되면서 지체됐다며 “축구협회와 문체부 관계자의 소통 문제가 있었던 것도 고려해달라”라고 말했다.

또 문체부의 승인을 받지 못한 대출 건에 대해서는 지난 9월 7억 7500만 원의 차입금을 전액 상환했고 한도 대출 계약도 해지 조치했다는 걸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문체부에 총 77억 원의 지원을 받으면서 축구종합센터 미니스타디움 내 ‘사무공간을 둘 수 없다’는 방침을 어긴 것에 대해서는 “교부금 신청 과정에서 미니스타디움 외부에 사무 공간을 설치하는 것으로 계획했고 현재는 어디가 적정한지 설계 변경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체부와도 상의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최현준 감사관이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 최종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축구협회는 사무공간이 들어가는 별개의 건물을 지으면 토지 확보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해당 공간이 가능한 데도 스타디움 안에 협회 사무공간을 둘 수 없는 건 비효율적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 재개관한 대한체육회 건물은 사무공간을 제공하며 다수 종목 단체에 큰 도움을 줬다며 “축구협회에도 사무공간 확보에 도움을 주는 게 맞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에 대해 “1000억 원이 넘는 자체 예산을 바탕으로 거대한 축구 인프라를 지자체, 정부의 지원을 얻어내 성사하는 게 회원국의 모범이 될 만하다”라며 83억 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천선수촌은 전액 국고로 지어진 반면 축구협회 자력으로 건립 추진 중인 축구종합센터는 어려움이 있다며 한국 축구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문체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광판, 조명등, 지붕 막 등 괸급 자재 구매 선급금에 대해서는 “문체부가 가급적 조속한 집행이 필요하다고 말해 따랐다”라며 정상적으로 구매했고 설치에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체육회와 문체부의 정산도 확정되고 완료됐다며 이자수익의 낭비에 대한 책임을 축구협회에 지우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승부조작범 포함 비리 축구인 사면 시도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승부 조작 연루 등의 사유로 징계 중인 축구인들에 대한 사면 건을 재심의하기 위한 임시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2023.3.31. 사진=연합뉴스
축구협회는 체육회 규정 개정만으로 협회 공정위원회 규정상 명시된 회장의 징계 사면 관련 규정이 당연히 사문화된다고 보긴 어렵다며 법적으로도 달리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해당 건 이전에도 체육회는 축구협회 공정위 규정의 독자성을 인정하고 존중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체육회로부터 규정 개정에 대한 별도의 안내를 받은 적이 없다며 사면 건 진행 당시 체육회 공정 체육실 담당자에게 문의했을 때도 사면이 불가하다는 안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축구협회는 사면 시도 후 전면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했다며 지난해 7월에는 관련 규정 모두 체육회 규정과 합치되게 바꿨다고 덧붙였다.

◇비상근 임원에게 자문료 지급

축구협회는 협회 정관 및 임원 보수 규정에 의하면 별도의 계약을 체결한 경우 비상근 임원이라도 보수를 지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상근 임원의 자문 활동이나 임원 보수 규정에 대해 어떤 개선책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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