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집행위원장은 2일 제30회 BIFAN 개막에 앞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AI 영화가 기술 시연 단계를 넘어 상업 콘텐츠로 진입하는 변곡점에 들어섰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간 BIFAN은 국내 영화제 중 가장 적극적으로 AI 영화 경쟁 부문과 창작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올해는 AI 영화 제작, 교육, 투자, 배급을 잇는 산업 생태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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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위원장의 말처럼 AI 영화의 수준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올해 AI 영화 국제경쟁인 ‘부천 초이스: AI 영화’에는 전 세계 576편이 출품됐고, 이 중 15편이 경쟁작으로 선정됐다. 올해는 처음으로 장편 경쟁 부문까지 포함하며 기술력 뿐 아니라 서사와 완성도까지 평가한다.
신 위원장은 “예전에는 판타지나 실험적인 영상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일본 영화 ‘러브레터’ 같은 감성 멜로도 AI로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면서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AI 영화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1년 안에 AI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하게 바라보지 않고 하나의 상업영화로 받아들이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BIFAN은 AI 영화를 산업으로 연결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AI 영화 38편과 XR(확장현실) 콘텐츠 28편을 선보이는 한편, ‘부천 AI 콘텐츠 서밋’을 처음 개최한다. AI 콘텐츠 서밋에서는 국제 콘퍼런스와 확장현실(XR)·AI 크리에이터 쇼케이스, 프로젝트 피칭,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창작과 투자, 유통을 연결한다.
AI 영화 배급지원 공모전과 기업 연계 인턴십도 새롭게 마련해 창작자가 작품 제작 이후 투자와 배급, 수익 창출까지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BIFAN은 2029년까지 AI 창작자 1만 명 양성이 목표다.
신 위원장은 “지금 AI 영화는 제작 이후 투자와 배급, 수익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부족하다”며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산업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AI, 창작자의 경쟁자가 아닌 보조엔진”
신 위원장은 AI를 창작자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닌 영화산업의 ‘보조엔진’으로 규정했다. 그는 “AI는 제작비와 기술 장벽을 낮춰 더 많은 사람이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도구”라면서 “장애인이나 제작 여건의 제약으로 영화 제작 기회를 얻기 어려웠던 창작자들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AI 시대에는 극장 중심으로 형성된 영화의 경계가 점차 넓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AI 영화와 XR 콘텐츠 등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가 등장하면서 영화를 바라보는 기준도 극장 상영 여부에서 콘텐츠 자체로 이동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극장에서 2시간 상영하는 콘텐츠만 영화라고 규정하기에는 시대가 달라졌다. 사람들은 영화를 안 보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극장에서만 안 볼 뿐”이라며 “극장뿐 아니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 숏폼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소비되는 콘텐츠까지 영화의 영역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AI 산업의 성장은 창작자 보호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인간을 보호하는 기술이어야 한다”며 “저작권과 창작자의 권리를 함께 지키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건강한 AI 산업도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라며 “AI 역시 창작자의 상상력을 확장하는 보조엔진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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