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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BMW도 반값…中 내연차 '최저가 폭락'에도 안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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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6.05 16:44:19

4월 내연차 판매 37% 급감…전기차 침투율 첫 61.4%
볼보 반값·BMW 1600만원 급락 등 수입차 시장 직격
中전기차 약진 속 국제유가 급등해 소비자들 외면
해외·중국 합작사 점유율 20% 붕괴…재고 쌓여 떨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내연차 가격이 역대 최저로 폭락했다. 판매점들이 사상 최대폭 할인에 평생 보증까지 내걸며 떨이에 나섰지만, 여전히 차가 팔리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과 전기자동차 공세가 맞물려 가격 폭락에도 외면받는 처지에 내몰린 탓이다.

중국 베이징의 한 BMW 매장에서 고객들이 전시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
5일 중국 매체 차이나닷컴 등에 따르면 올해 4월 중국에서 내연차는 1대당 평균 2만 3000위안(약 521만원·인하율 17.2%)이나 값을 내렸는데도 판매가 1년 전보다 37% 급감했다. 1~4월 누계로도 10% 줄었다. 현재 중국 내연차 시장 전반이 전면적인 할인 재고 떨이에 들어간 것으로, 주요 차종 상당수가 역대 최저가로 떨어졌는데도 팔리지 않고 있다.

고급 수입 브랜드마저 반값 떨이에 가세했다. 상하이의 한 매장에서 볼보 S60은 세금·등록을 포함한 실구매가가 15만 9900위안(약 3620만원)까지 내렸다. 공식 지도가(30만 6900위안·약 6948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BMW 3시리즈도 상하이에서 최대 7만위안(약 1585만원) 할인됐다.

한 차주는 “지난해 33만위안(약 7470만원)에 산 3시리즈가 지금은 25만여위안(약 5660만원)이다. 1년 만에 8만위안 손해를 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중·합작 차종은 더 충격적이다. 한때 17만위안(약 3848만원)에 육박하던 혼다 시빅은 입문형 차값(옵션 제외)이 9만위안(약 2037만원)까지 내렸고, 닛산 실피(클래식)는 5만위안(약 1132만원) 남짓에 팔린다. 폭스바겐 사기타 공식가는 7만 9800위안(약 1806만원), 티구안 L은 옵션 제외 16만위안(약 3622만원)부터다. 중국 토종 브랜드도 주력 차종 할인 폭이 25~35%에 이르고, 기존 보증 기간 제한을 없애 ‘파워트레인 평생 보증’을 내거는 곳도 늘었다.

반면 신에너지차(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약진했다. 4월 신에너지차의 소매 침투율(신차 판매 중 비중)은 사상 처음 60%를 돌파한 61.4%를 기록했다. 판매 순위 상위 10위 안에 든 내연차는 단 1종뿐이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한파의 진앙은 국제유가다. 블룸버그통신은 4월 중국 자동차 판매가 21.5% 줄어 2022년 이후 가장 적은 138만대에 그쳤다며, 이란 사태로 촉발된 유가 상승이 가솔린차 수요를 직격했다고 전했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도 4월 소매 감소분의 84%가 내연차에서 나왔다며 그 원인으로 고유가와 소비 위축, 자동차 대출 위축을 꼽았다. 전기차도 보조금 축소·구매세 부활로 판매가 6.8% 줄었지만, 내연차의 급락과는 대조적이었다. 전기차가 주력인 중국 기업들의 가격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체 차값을 끌어내린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도 나온다.

타격은 해외 합작 브랜드에 집중됐다. 4월 합작 브랜드 점유율은 사상 최저인 20% 밑으로 떨어졌고, 혼다 중국과 폭스바겐의 일부 합작법인 판매는 50% 넘게 급감했다. 합작 브랜드 재고계수는 2.24로 경계선(1.5)을 크게 웃돌아, 매장마다 ‘당일 출고’가 일반화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대규모 인하를 “산업 전환에 따른 필연적 변화”로 보고, 내연차 값이 앞으로도 계속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흐름대로면 2030년 신에너지차 비중이 80%에 이르고, 내연차는 시장이 크게 쪼그라들어 ‘소수 품목’으로 전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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