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29일 기준 503조 182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298조 2461억원이었던 순자산총액은 증시 상승과 신규 상품 출시가 맞물리며 반년 만에 200조원 넘게 불어났다. ETF가 단순한 분산투자 수단을 넘어 국내 증시의 자금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통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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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ETF 시장에서 가장 뚜렷했던 흐름은 개인 투자자의 반도체 쏠림이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개인은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ETF를 37조 3000억원 순매수했는데, 이 가운데 반도체 ETF 순매수 규모만 15조 7000억원에 달했다. 코스피200 등 대표지수 ETF 순매수액 11조 1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개인 자금은 반도체 업종 전반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중심 ETF로 향했다. ‘SOL AI반도체TOP2플러스’(3조 4770억원), ‘TIGER 반도체TOP10’(1조 7759억원) 등 두 종목 비중이 큰 상품에 매수세가 몰렸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SK스퀘어(402340)·삼성전기(009150) 등 4개 종목을 90% 안팎으로 담는 대형주 집중형 ETF도 인기를 끌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급성장도 같은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 5월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이후 관련 상품 순자산총액은 상장일 4조원 수준에서 6월 말 16조원 규모로 불어났다. 기존 지수형 레버리지 상품에 머물던 단기 자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대형주 수익률에 더 강하게 베팅하는 상품으로 옮겨간 셈이다.
반도체 ETF 열풍은 국내 시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미국 ETF 시장에서도 메모리 반도체와 반도체 지수형 상품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미국 상장 메모리 반도체 ETF인 ‘DRAM’과 대표 반도체 ETF ‘SMH’는 올해 자금 유입 상위권에 올랐다.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업종의 비중이 커지면서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등 주요 반도체 밸류체인을 묶어 투자하는 ETF도 대안으로 부상했다.
하반기에도 반도체 ETF 선호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실적 모멘텀이 지속되는 가운데 밸류에이션 부담도 낮아 당분간 반도체 ETF 선호도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PLUS 글로벌HBM반도체’와 미국 ‘DRAM’ 등을 가장 대표적인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 ETF로 꼽았다.
하반기엔 ‘창과 방패’…AI 성장축 두되 변동성 방어
하반기 ETF 전략은 상반기처럼 위험자산을 일방적으로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격과 방어의 균형을 맞추는 쪽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AI 밸류체인이라는 성장축은 유지하되, 금리 상승과 단일 종목 쏠림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공격의 축은 여전히 AI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전력 인프라,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AI 밸류체인 전반이 하반기에도 주요 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AI 산업이 커질수록 GPU와 HBM, 패키징, 네트워크, 전력·냉각, 데이터센터, 수자원 등 곳곳에서 병목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는 기업들이 수익화 기회를 가져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로봇과 방산, 수출 핵심 기업, 액티브 ETF도 공격형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제시됐다.
동시에 방어 수단의 필요성도 커졌다. 하반기엔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전환, 시장금리 상승, AI 투자 비용 증가에 따른 빅테크 수익성 논란 등이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서다. 이에 주식과 채권을 함께 담아 변동성을 낮추는 혼합형 ETF, 옵션 프리미엄을 활용해 분배금과 완충 효과를 노리는 커버드콜 ETF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임은혜 삼성증권 ETP전략팀장은 “변동성 국면에서 커버드콜 ETF는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단기채권,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 방어주 ETF 등 이른바 ‘비상주머니’를 함께 갖춰야 한다는 조언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레버리지 ETF는 활용 범위를 좁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한 추세가 이어지는 짧은 구간에서는 수익률을 키울 수 있지만, 기초자산이 크게 흔들리거나 등락을 반복하면 복리 효과로 장기 성과가 훼손될 수 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흐름에 수익률이 크게 좌우되는 만큼 단기 매매 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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