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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27일 이사회를 거쳐 그룹 내 3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LG전자는 조주완 사장이 용퇴하고 류재철 HS사업본부장 사장이 신임 CEO에 올랐다. 1989년 입사한 그는 LG의 상징과 같은 가전사업의 베테랑 엔지니어 출신이다. 지난 2021년부터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H&A사업본부장을 맡아 LG 생활가전을 글로벌 1등 지위에 올려놓았다. 아울러 LG전자 기업간거래(B2B) 신사업의 두 축인 전장과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이끄는 은석현 VS사업본부장과 이재성 ES사업본부장은 모두 사장으로 승진했다. 류 CEO가 맡았던 HS사업본부장은 백승태 키친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이 맡는다.
LG화학의 새 CEO는 김동춘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맡게 됐다. 중국발(發) 공급 과잉으로 기초화학 사업의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를 적극 발굴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또 부동산 임대업 등을 영위하는 계열사인 디앤오(D&O)의 신임 CEO는 이재웅 LG전자 법무그룹장 부사장이 맡는다. 반도체, 자율주행, 로봇 등의 부품 신사업을 육성한 공로를 인정받은 문혁수 LG이노텍 CEO는 이날 사장으로 승진했다.
주목할 것은 이번 인사를 계기로 주요 계열사 수장들이 대부분 50대 젊은 리더들이 자리했다는 점이다. 류재철(58) 사장과 김동춘(57) 사장 외에 김동명(56) LG에너지솔루션 사장, 홍범식(57) LG유플러스 사장, 문혁수(55) LG이노텍 사장, 이선주 LG생활건강(55) 사장 등이 모두 50대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 60대 리더십이 물러난 자리를 젊은 수장들이 채운 것이다.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워낙 높아지고 있는 만큼 변화와 혁신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신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LG그룹 내에서 부회장직은 권봉석 부회장이 유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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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이번 인사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분야를 포함한 연구개발(R&D) 중심으로 승진자를 대폭 배출했다. 올해 전체 승진자 중 ABC 분야 인재는 21%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선임된 신규 임원 중 ABC를 포함한 R&D 분야 인재는 25%를 넘는다. 올해 최연소 승진자들 역시 모두 AI 전문가였다. 김태훈(50) LG CNS AI클라우드사업부장 부사장, 임우형(47)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전무, 조헌혁(39) LG CNS 클라우드데이터센터사업담당 상무 등이다. LG는 1980년대생 신규 임원도 3명 배출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비롯해 3명의 여성 임원도 임명했다.
LG 관계자는 “전자부품과 소재, HVAC, 전장부품 등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이끌 인사를 통해 신성장 사업에 드라이브를 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되면 수시 인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