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를 통과한 ‘국방반도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향후 시행령·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마련을 거쳐 이르면 올해 4분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국방반도체는 전투기와 함정, 미사일, 레이더, 군 통신체계는 물론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이다. 표적을 탐지하고 정보를 분석하며 무기체계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우리 군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방부가 조사한 결과 국내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주요 국방반도체의 98.9%가 해외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레이더와 유도무기, 군 통신체계 등 54개 무기체계에 사용되는 6945개 품목을 분석한 결과 사실상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반도체가 더 이상 단순한 산업재가 아니라 국가안보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고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첨단 반도체 확보 능력이 곧 군사력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됐다.
실제 미국은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을 통해 자국 내 생산기반 확충에 나섰고, 첨단 AI 반도체와 관련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현재는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필요한 반도체를 공급받고 있지만 향후 지정학적 위기나 공급망 충격이 발생할 경우 첨단 무기체계 개발과 양산, 수출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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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법안은 이러한 취약성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가 직접 생태계 조성에 나서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범정부 차원의 정책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공급망 실태조사와 연구개발 지원, 국내 생산 제품의 우선 활용, 핵심 기술 보호 등을 추진하도록 했다.
특히 고출력 RF 반도체와 송수신 SoC(System on Chip), AI 반도체, 질화갈륨(GaN)·탄화규소(SiC) 기반 화합물 반도체 등 미래 무기체계의 핵심 부품 분야는 아직 국내 생산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정부 지원의 필요성이 크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번 법 제정이 단순한 부품 국산화를 넘어 K방산 수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9 자주포와 천무, FA-50, KF-21, 함정, 잠수함 등 완성 무기체계 수출이 확대되고 있지만 핵심 반도체를 해외에 의존할 경우 수출 허가나 공급 제한 등의 변수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와 자율무기체계, 첨단 레이더, 위성통신, 전자전 장비 등 미래 전장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분야에서는 반도체 경쟁력이 곧 국방력으로 직결된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국방반도체의 경쟁력을 강화해 자주국방 기반을 공고히 하는 한편, 민간 산업과의 연계효과를 통해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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