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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정문성 "연쇄살인마 연기, 이렇게 기분 안 좋은 건 처음"[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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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기자I 2026.06.02 14:57:19

''허수아비'' 이기환 역 정문성 인터뷰
"이기환 역, 나 조차도 사랑할 수 없어"
"앞으로도 열심히 연기할 것""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어떤 악역을 해도 마음이 좋지 않았던 적은 없는데, ‘허수아비’를 연기하면서도 기분 좋지 않았어요.”

정문성(사진=자이언엔터테인먼트)
배우 정문성이 ENA ‘허수아비’에서 연쇄살인마 이기환(이용우)을 연기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문성은 “작품이 잘 표현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며 “연기하면서 처음 느낀 감정은 화면에서 보여진 제 느낌이 좋지 않았다. 제가 연기했지만 보기 싫은 인물이 나왔다.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악한 인물인데 실재한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혐오하던 놈과 뜻밖의 공조 관계를 맺으면서 펼쳐지는 범죄 수사 스릴러다. 이 작품에서 정문성은 태주의 오랜 친구이자 기범의 형인 이기환 역을 맡아 출연했다. 연쇄살인 사건이 강성을 뒤흔들기 시작하면서 동생 기범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고, 그와 온 가족의 삶은 순식간에 무너지는 것 같지만 실제는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라는 것이 알려지며 충격을 안겼다.

그는 “제 모습이 애정이 가지 않아서 힘들었다. 작품도 잘 되고 나도 고생했다, 이 마음이 안 든다”며 “작품이 잘 된 건 감사하지만 나는 너무 나쁘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랑 받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사랑 받지 못한 것에 대한 결핍인 것 같기도 하다. 이기환은 나 조차도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라며 “다음에도 실재하는 악역을 연기한다고 하면 고민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장문성은 “제가 나온 드라마를 잘 못 본다. 그런데 ‘허수아비’는 대본을 잘 보기도 했고 촬영 현장 분위기도 좋았기 때문에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며 “예측이 되는 작품이라기 보다는 글이 좋았어서 잘 표현해서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문성은 “대본을 보고 캐릭터를 처음 만났는데, 제가 허수아비였다. 뭔가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내용을 다 알기도 전에 하고 싶어졌다”며 “제일 매력을 느꼈던 부분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였다”고 짚었다.

이어 “이 역할을 연기할 때 실재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여러가지 자료들이 많이 존재하지만, 감독님과 대화를 하는 것 이상의 자료를 보려고 하지 않았다. 잘못해서 이기환, 이용우의 실제 인물이 너무 깊이 스며들었을 때는 작품에 연관돼 있는 실재하는 분들께 과연 어떤 영향을 끼칠까 걱정이 됐다. 내 캐릭터를 내가 해결하고 싶어서 많이 파고 팠다”고 말했다.

이어 “저라는 배우의 연기 기준 중 하나가 제가 납득이 안되면 못한다. 제가 이해가 되고 마음으로 알아야 연기가 된다. 그런데 이건 이렇게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상식선에서의 연기를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악인 연기가 내가 나쁘다고 판단하는 범주 안에 있어도 안된다고 생각을 했다. 모든 사람은 자기가 행동을 할 때 자기 방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역할로는 합리화도 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나쁘다고 여기는 행동과 상식 밖에 있는 행동 중에 자신을 방어하지 않은 것을 연기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허수아비’에서 진범을 연기하면서 캐릭터에 임하는 태도, 표현하는 방식 등에 고민을 한 정문성. 그는 마지막 태주의 꿈 장면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 일이 없었더라면”이라는 생각으로 등장한 태주의 꿈. 이 안에서는 기범(송건희 분), 순영(서지혜 분)의 아들 돌잔치에 참석한 강성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여기에 이기환의 모습도 등장했다.

정문성은 “저는 그 자리에 없어야 한다고 200번 얘기했다. 제가 어떻게 거기 있냐고”라며 “그렇지만 그래도 0.001% 가능했다고 생각한, 201번 얘기를 못한 이유는 이 상상이 태주의 상상이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태주는 기환이 아예 없는 것보다 기환이 그런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감독님이 없는 사람처럼 많이 삭제를 했는데, 보면서도 없었으면 했다”고 털어놨다.

정문성은 “제가 연기한 것들 때문에 속상하셨거나 화가 나셨던 분들에게 죄송하다”며 “이 작품을 연기하면서 열정적으로 쏟아부었는데, 앞으로도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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