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23일 제17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기본계획(안)’을 의결했다. 지난해 12월 방추위가 경쟁입찰 방식을 결정한 지 2개월 만에 이를 반영한 기본계획이 확정된 것이다. KDDX 사업은 선체와 한국형 이지스 전투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당초 HD현대중공업이 2023년 12월 기본설계를 마친 뒤 2024년부터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착수할 예정이었지만, 한화오션과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방위사업청이 사업자 선정 결론을 내리지 못해 약 2년 6개월간 일정이 지연됐다. 이번 방추위 의결로 사업은 경쟁입찰 절차에 따라 재개된다. 방사청은 내달 말 입찰공고를 내고 5~6월 제안서 평가를 거쳐 7월 최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선도함은 2032년 말 해군에 인도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 지연에 따른 보완책도 병행된다. 방사청은 상세설계가 마무리되는 2028년 말부터 후속함 발주를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36년까지 후속함 인도를 완료한다는 기존 목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물가 및 환율 상승에 따른 사업비 증액 문제와 관련해서는 재정 당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방사청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비로 8820억 원을 책정했고,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205억 원 증액을 추진 중이다. 방사청은 2020~2023년 코로나19 시기 급등한 물가와 환율을 반영해 2019년 대비 사업비를 증액했고, 2024년 국방연구원(KIDA)의 분석·검증을 거쳤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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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구조도 쟁점이다. 기존 수의계약의 경우 정부와 업체가 공동 연구개발을 수행하며 일정 부분 위험을 분담했고, 관급 장비 개발 과정에도 업체 참여가 일부 허용됐다. 반면 이번에는 설계·통합 기간을 71개월로 못박았고, 통합 업체 참여도 제한돼 기술·일정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본설계를 수행하지 않은 한화오션의 검토 과정도 불허할 가능성이 높다.
제안서 평가 방식 역시 논란이다. HD현대중공업의 과거 보안사고와 관련한 감점 적용 여부 등 정량적 요소를 제안서 평가위원들이 직접 판단하도록 한 점이 핵심이다. 방사청의 법률 검토는 제한적 의견 제시에 그칠 수 있어, 최종 판단이 평가위원 몫으로 남는 구조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감점 여부와 범위를 둘러싼 해석 차이가 평가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7조 원 규모의 대형 국책 사업이 경쟁입찰 체제로 전환되면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도 있지만, 논란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사업 과정에서 추가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