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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정계선)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대통령 공판에서 검찰은 이 전 회장이 2008년 1월 10일부터 5월 13일까지 작성한 41페이지 분량의 비망록 사본을 공개했다. 이 비망록에는 이 전 회장이 인사청탁을 위해 이 전 대통령 측에 거액의 금품 등을 건넸다는 내용이 소상히 담겼다.
이 전 회장은 2008년 2월 23일자에 ‘통의동 사무실에서 MB 만남. 나의 진로에 대해서는 위원장, 산업B, 국회의원까지 얘기했고 긍정 방향으로 조금 기다리라고 했음’이라고 적었다. 이 전 회장은 진로로 적혀 있는 부분에 대해 검찰에 ‘금융위원장, 산업은행 총재, 국회의원’을 의미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회장은 그러나 자신의 기대와 달리 KRX(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금융감독원장 자리에도 연이어 내정되지 않자 “MB가 원망스럽다. 사람을 어떻게 이렇게 취급하는지”라고 적었다.
이 전 회장은 같은 달 28일 ‘이명박과 인연을 끊고 다시 세상살이를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로 괴롭다. 나는 그에게 약 30억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격하게 감정을 드러냈다.
이 전 회장은 이후 서울시장이던 이 전 대통령 밑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역임하고 이 전 대통령 취임 후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2011년에는 회장직 연임에도 성공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7∼2011년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나 사위 이상주 변호사 등을 통해 이 전 회장에게서 총 22억원 상당의 현금과 1230만원어치의 양복을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건넨 약 22억원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직과 연임을 위해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를 포함해 총 111억원 상당의 뇌물수수 혐의와 349억원 규모의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