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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건은 처음"...'숯불 위 3시간' 살인, 무기서 징역 7년으로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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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기자I 2026.04.23 12:46:0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조카를 결박한 뒤 숯불 열기를 가해 숨지게 한 80대 무속인이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받았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 정승규 부장판사는 지난 21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여성 무속인 심모(81)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상해치사 혐의를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살인과 살인 방조 혐의로 각각 기소된 심 씨의 자녀와 신도 등 공범 6명에게도 징역 10~2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상해치사 방조 혐의를 적용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각각 선고했다.

심 씨 등은 2024년 9월 18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 음식점에서 30대 여성 A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심 씨는 조카인 A씨가 식당 일을 그만두고 자신의 곁을 떠나려고 하자 “모친을 죽이고 싶어 하는 악귀를 제거해야 한다”며 신도와 자녀를 동원해 철제 구조물을 설치하고, A씨를 그 위에 엎드린 상태로 결박했다. 구조물 밑에 놓인 숯불 열기에 약 3시간 동안 노출된 A씨는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화상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결국 숨졌다.

심 씨는 굿이나 공양으로 현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오랜 기간 신도들을 정신으로 지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6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뤄지며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당시 방송에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이런 형태의 살인 사건은 처음 본다. 상당히 특이하고 그 수법은 아주 잔혹하기 이루 말할 데 없는 사건”이라며 “극단적인 인명 경시 살인, 가장 죄질이 무거운 유형의 살인 사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심 씨 등을 상해치사 혐의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추가 수사를 거쳐 살인 혐의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결박하고 장시간 숯불로 고문했는데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범행 방식이 잔혹하고 엽기적”이라며 “(피고인들은) A씨의 친척이나 가족들로 반인륜적 범행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는 범행을 당한 후 2시간이 넘도록 구호 조치를 받지 못한 채 숨졌으나 피고인들은 범행을 은폐하려고 현장을 정리하고 출동한 119구급대원에는 ‘숯 위에 엎어졌다’라거나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허위 주장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 부모는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으나 (피고인들이) 자기 잘못을 뉘우친다고 보기 어렵고 합의금이나 위로금을 지급하지 않아 (형량) 감경 사유가 될 수 없다”며 “피해자 부모는 장기간 심 씨의 정신적 지배를 받아왔고 오히려 이들에게 고맙다고 진술하기도 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증거를 종합해볼 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 상태가 악화하는 것을 보고 피고인들이 중대한 위해나 사망 가능성을 예견할 여지는 있었다”면서도 “이를 넘어 사망 결과를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용인했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범행 전 과정이 폐쇄회로(CC)TV에 모두 녹화됐으나 이들은 이를 방치했다”며 “뒤늦게나마 심폐소생술을 하고 119구급대에 신고한 점 등을 보면 계획적 살인이나 조직적 은폐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심 씨 등이 A씨가 의식을 잃는 것을 보고도 주술을 멈추지 않는 등 상해의 고의와 사망 예견했을 수 있었다며 상해치사 및 방조죄는 성립한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심 씨는 조카인 피해자에게 무모한 주술 의식을 장시간 진행해 생명을 침해했다”면서도 “조카를 평소 진심으로 아낀 것으로 보이고 왜곡된 무속적 사고방식 아래 치료 목적으로 주술을 한 점, 피해자 모친이 선처를 거듭 탄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공범들에 대해선 “오랜 기간 신앙 공동체 생활을 하며 심 씨를 맹종하고, 주체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채 정신 치료라는 믿음으로 의식에 참여하게 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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