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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웅이 세운 나라가 동양문명 시초”…군부대 ‘사이비 역사’ 강의
경남 창원 모 해군에서 근무하는 A 장병은 지난달 부대에서 진행하는 정신교육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환웅이 세운 나라가 동양문명의 시초다”·“4대 문명은 우리나라 조상이 세운 나라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등 터무니없는 강의 내용 때문이다. 해당 강사가 강의한 역사 수업은 ‘사이비 역사’로 치부 받는 환단고기(桓檀古記)의 내용이었다.
환단고기는 역사학계에서 유사역사학으로 분류된다. 한민족이 고대 시대 중국을 포함한 광대한 영토를 지배했고 다른 고대문명에 영향을 주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환단고기의 내용을 입증할 사료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역사학계의 설명이다.
A씨는 “군대에서 흔히 이뤄지는 ·정신 교육인 줄 알았으나 유사 역사학 내용이 수업 내내 나와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경남 지역의 해군 부대를 중심으로 정신교육을 명목으로 이뤄지는 사이비 역사학 강의는 올해만 벌써 2차례 이상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강사는 예비역 준장 출신의 임모 강사로 역사 전공자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수업 안 들으면 성과급↓”…전문가 “왜곡된 역사관 주입”
심지어 해당 부대의 지휘관이 유사역사학 수강을 장병들에게 적극적으로 독려한 정황도 포착됐다.
군대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부대 사령관은 정신 교육에 총원 참석 지시를 내리며 “불참 시 성과상여금에 반영하겠다”는 공문까지 예하부대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외부 인사가 강의하는 단발성 교육이 장병들의 인사평가에 반영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의도적으로 해당 강의를 홍보하려는 의도는 아닌가 의심됐다”고 밝혔다. 강의에는 600여 명의 장병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실제 역사와 다른 유사역사학 교육이 장병의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안정준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고대사 전공 교수는 “환단고기 사상은 대표적인 사이비역사학”이라며 “조직적으로 군부대에서 이를 퍼뜨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교수는 “거대 제국이 최고라는 일종의 제국주의 역사관을 환단고기 사상을 통해 장병이 배울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해당 강사의 수업을 중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강연 내용 전체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본부에는 해당 강사가 다른 부대에서는 강의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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