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처음으로 3기 임기를 맞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어 중국 내 정세는 물론 대외신인도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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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의 로켓군 장비부장인 뤼훙 소장이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뤼 소장은 지난해 3월 중부전구 육군 부사령관이 된 후 9월 로켓군 장비부장으로 승진했으며 올해 제14기 전국인민대표회의 대표로 선출되는 등 승승장구했던 인물이다.
로켓군은 지난 7월에도 사령관인 리위차오 상장과 정치위원인 쉬중보 상장이 동시에 해임되는 등 중국의 반부패 운동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군 고위급 인사들의 실각 사례는 한 달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리상푸 국방부장(국방장관)이 대표적이다. 리 부장은 8월 29일 중국·아프리카 평화안보포럼을 마지막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번 국경절 연휴에도 지난달 27일 정치국 회의, 28일 제74주년 국경절 리셉션, 30일 열사기념일 등 공식행사에 모두 불참하면서 사실상 경질이 확실시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 부장은 2018년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을 맡고 있었는데 최근 조사를 받는 뤼 소장이 당시 직속 부하였다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앞서 7월에는 외교부장(외교장관)을 맡았던 친강이 한달 가량 자취를 감췄다가 돌연 면직 처리되기도 했다. 친 전 부장의 경질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그가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로 재직했을 때 혼외 관계로 자녀를 낳은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친 전 부장과 리 부장 모두 부패 혐의를 받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날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대반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NSB)의 차이밍옌 국장은 “친 전 부장과 리 부장은 부패와 규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부패를 근절하고 개혁을 추진하려는 시 주석의 의지는 확고하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국경절 연휴가 시작되던 지난달 28일 리셉션에서 ‘중국군 대숙청’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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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중국의 반부패 운동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 주석이 중국 내 세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숙청으로 고위급 인사들이 언제 낙마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정책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많은 사람들이 중국 정부가 경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기를 바라고 있지만 정치국 회의는 여전히 안보와 당 규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국립대 공공정책대학원의 알프레드 우 부교수는 SCMP에 “반부패는 공산당 내에서 시 주석의 효과적인 동원 도구”라며 “시 주석은 계속해서 국가 안보와 당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여기고 경제 발전은 핵심 참모들에게 맡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 미국과의 불안정한 관계, 국가 안보에 대한 정부 관심 증가 등을 걱정하고 있는데 리 부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시진핑 정부에 혼란을 더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 창업자가 구속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경제계가 술렁이고 있지만 시 주석은 국경절 리셉션에서 새로운 경제 정책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목했다. 리 부장의 부재가 부각되면서 중국 군부의 비정상적인 상황만 확인했을 뿐이다.
닛케이는 “시 주석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 역시 수뇌부의 의중을 짐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국경절 연휴에도 여러 소문에 휩싸여 있다”면서 “비정상적으로 험난한 시진핑 시대의 거친 파도를 헤엄쳐서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