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다음카카오(035720)가 홀로 추운 봄을 보내고 있다. 코스피, 코스닥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훈훈한 봄을 맞고 있는 와중에 마케팅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다음카카오의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83% 하락한 10만7100원에 마감했다. 15만원대를 기록하던 1월 중순보다 30%가까이 주가가 하락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와의 합병을 통해 단숨에 코스닥 대장주로 떠올랐다. 작년 8월 한때 18만원까지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1분기 카카오페이, 뱅크월렛카카오 등 신규 서비스 가입자를 위한 마케팅비가 전분기보다 2배나 증가하면서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주가가 주춤하는 사이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셀트리온에 넘겨줬다. 다음카카오는 지난달 중순 셀트리온에 1위 자리를 내준 뒤 13일 기준 시가총액 약 6조4000억원으로 셀트리온과 2조5000억원 가량 격차가 벌어졌다.
증권사 목표가도 줄하향하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이날 최근 일시적 비용증가의 단기적인 비용부담이 크다며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1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이투자증권은 15만원에서 12만5000원으로 목표가를 낮췄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 뱅크월렛 카카오 등 신규 서비스 안착을 위한 마케팅비 부담으로 1분기 매출액은 2454억원, 영업이익은 523억원으로 예상치를 다소 하회할 것”이라며 “향후 성장 엔진이 될 트래픽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어서 당분간 마케팅비 증가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넷마블의 신작 게임 ‘레이븐’이 카카오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도 양대 앱 장터 흥행 1위를 차지하면서 주요 매출처인 게임 플랫폼에 대한 근심도 커지고 있다.
이동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레이븐’의 애플 아이튠즈, 구글플레이 동반 1위 달성은 이례적인 사례로 이번 성공에 힘입어 향후 (넷마블이) 카카오 플랫폼 의존도를 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의 악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향후 상승을 대비해 저점 매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학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출시한 카카오 게임샵은 ‘레이븐’ 성공 이후 생겨난 탈 카카오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신규 서비스로 게임사와 이용자의 이익을 구글플레이에 지급하던 수수료에서 가져와 보전시켜주겠다는 의미”라며 “게임사의 이익 보전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에서 중소형사의 이탈을 막을 수 있는 장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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