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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엔 늦다…수시 인사·OB 중용 'JY식 파격 용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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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기자I 2026.05.05 17:48:50

이재용 회장 의중 반영된 수시 인사
TV사업 中 추격 따돌릴 소방수로
일선 물러났던 이원진 사장 등판
콘텐츠 플랫폼 기능 강화 포석
전영현 부회장·포르치니 사장 등 이어
위기 돌파용 수시 인사 체제 정착

[이데일리 김정남 박원주 기자] 삼성전자의 인사 기조가 확 달라지고 있다.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라고 판단하면, 사장급이라도 연중 수시로 인사에 나서고 있다. 위기에 빠진 TV 사업의 소방수로 마케팅·플랫폼 전문가 이원진 사장을 과감하게 낙점한 게 대표적이다. 이재용 회장이 강조한 위기 돌파용 수시 인사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재용式 위기 돌파용 ‘수시 인사’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원포인트 사장단 인사를 통해 구글 출신 이원진 완제품(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을 신임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사장으로 선임했다. 삼성전자가 사장급 사업부장을 연말 정기 인사가 아닌 연중 수시 인사 형식으로 선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이번 인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OB’(올드보이)의 귀환 △파격 수시 인사 등이 그것이다. 구글 출신 이원진 사장은 지난 2014년 삼성전자 VD사업부 서비스사업팀장 부사장으로 합류한 뒤 2021년 사장으로 승진하며 능력을 인정 받았다. 2023년 말 상담역으로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1년여 만에 글로벌마케팅실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더 나아가 이번에 TV 소방수 특명까지 받았다. 전자업계 한 인사는 “삼성 사장급 인사가 상담역으로 물러난 뒤 다시 잇따라 요직을 맡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그만큼 더 넓은 풀에서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전영현 대표이사 겸 반도체(DS)부문장 부회장이 비슷한 경우다. 전 부회장은 삼성 메모리의 ‘S급 인재’로 승승장구 했다가, 2017년부터 전자 계열사인 삼성SDI로 적을 옮겼다. 그 이후 2024년 5월 수시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 DS부문장으로 돌아왔다. 당시만 해도 삼성 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뒤처지며 위기감이 극에 달했는데, 구원투수로 전 부회장이 낙점 받은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맡다가 계열사로 간 뒤 다시 삼성전자로 복귀하는 것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파격적인 일이다.

이외에 지난해 4월 마우로 포르치니 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사장 영입, 지난해 3월 최원준 DX부문 MX사업부 사장 승진 등도 대표적인 수시 인사 사례로 꼽힌다.

이는 이재용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삼성그룹 60개 계열사 임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에서 “특급 인재를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양성하고 모셔와야 한다”며 “성과는 확실하게 보상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신상필벌이 우리의 오랜 원칙이다.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 TV 출하량, 이미 中에 뒤처져



이번 원포인트 사장단 인사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만큼 삼성 TV 사업은 현재 위기에 빠져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출하량 기준 1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중국 TCL(16%)에 역전을 허용했다. 직전달인 지난해 11월의 경우 TCL(16%)과 하이센스(10%)가 삼성전자(17%)를 바짝 추격했다. 또 다른 전자업계 인사는 “일본 소니와 협업해 합작사를 세우는 TCL이 프리미엄 시장까지 잠식하면 물량이 아니라 금액 기준으로도 1위에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정통 하드웨어 개발자 출신이 아닌 마케팅·플랫폼 전문가가 삼성 TV 사업을 이끌게 되면서, 추후 관련 조직 대수술이 이어질 전망이다. ‘TV를 얼마나 더 많이 팔지’에서 ‘TV를 통해 어떻게 수익을 낼지’로 TV 사업을 둘러싼 고민의 틀이 완전히 달라지는 예고편이 이번 인사인 셈이다. 전 세계에 깔린 수억대의 삼성 TV를 기기가 아닌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이 사장은 VD사업부장을 맡으면서 서비스비즈니스팀장까지 겸한다.

IT업계 한 고위인사는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모두 오랜 기간 굳어진 폼팩터를 완전히 새롭게 혁신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그게 가능하다고 해도 중국 역시 바로 쫓아올 수 있는 하드웨어 실력을 이미 갖췄다”며 “기존 완제품 사업구조의 대전환이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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