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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역외거래 허용을 핵심 과제로 삼은 것은 원화의 폐쇄적인 거래 환경이 그간 시장 접근성의 발목을 잡아왔기 때문이다. 현재 원화는 국내에서만 거래할 수 있다. 달러로 원화를 사려면 한국에서 거래해야 하고, 뉴욕·런던·홍콩·싱가포르 등 해외 금융시장에서는 거래가 막혀 있다. 일본 엔, 홍콩 달러, 캐나다 달러, 호주 달러, 유로는 물론 태국 바트까지 해외에서 자유롭게 거래되는 것과 대비된다.
이 같은 원화의 폐쇄성은 MSCI가 한국을 선진국지수에 편입하지 않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혀왔다. 실제 한국은 원화의 역외 거래 제한과 투자자 식별 체계의 경직성을 극복하지 못한 채 지난 2014년 관찰대상국 목록에서 제외된 바 있다. 이번에도 MSCI는 원화가 역외에서 실물 인도가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어 한국을 관찰대상국에 올리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환시장 24시간 거래는 다음 달 6일 개시될 예정이다.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에 원화 계좌를 두고 직접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역외 원화결제 제도는 오는 9월 시범 운영을 시작해 2027년 본격 시행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디지털자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급을 미칠 전망이다. 원화가 뉴욕·런던·홍콩 등 해외 금융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하면 토큰화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범위도 크게 넓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는 국내 소액결제 중심으로 이뤄져 왔지만, 실제 잠재력은 해외 무역결제와 자본시장 거래에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화시장 개방이 진전될 경우 해외에도 원화 유동성이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 부품 등을 수입하는 외국 기업이 원화 결제를 확대하게 되면 상시 원화 수요가 발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원화 유동성이 축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원화가 국제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수요 기반이 전제돼야 한다. 전 세계가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내고 “우리 화폐로 결제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무역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 경쟁력이 높은 산업과 우량 채권·주식처럼 글로벌 투자 수요가 있는 자산일수록 실물자산(RWA) 토큰화의 활용도도 높아질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MSCI의 결정이 향후 원화시장 개방 속도를 높임으로써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은 “역외 거래 개방이 디지털자산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의미 있는 사용처는 원화가 해외에서 자유롭게 유통될 때 생긴다”며 “지금까지 국내 은행만 다루던 원화를 해외 은행도 뉴욕·런던 등에서 다루게 되고, 그 과정에서 토큰화가 할 수 있는 일들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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