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주최로 열린 ‘아동·청소년 야외활동 보장과 건강권 제도적 확립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는 비타민D 결핍 실태와 야외활동의 건강 효과, 제도적 보장 방안을 둘러싼 전문가 제언이 쏟아졌다.
학업, 스마트폰에…신체활동 수준, 세계 최하위권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신체활동 수준은 세계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2016년 기준 신체활동 부족률은 94.2%로 세계 평균(81.0%)을 크게 웃돌며 146개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2023년 기준 하루 60분 이상·주 5일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13.4%에 그쳐 미국(46.3%)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지난 10년간 남학생 비만율은 8.8%에서 15.5%로 두 배 가까이 뛰었고 좌식 시간은 팬데믹 이전 2.8시간에서 3.3시간으로 늘었다.
이는 학업 부담과 학원 중심의 방과 후 일과, 스마트폰 사용 증가, 도시화에 따른 야외 공간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그들은 아동·청소년들의 야외활동이 줄면서 아동·청소년의 비타민D 부족이 심화하고 있지만 보충제 복용만으로 해소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김재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진료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80~90%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비타민D를 섭취하고 있다”면서도 “목적과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복용하는 게 실제로 얼마나 이득이 될지는 아직 정확히 언급되지 못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비타민D 보충의 의학적 근거가 명확한 영역은 중증 결핍에 따른 구루병 예방과 최대 골량 확보로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보충제보다 야외활동을 늘리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야외활동은 비타민D 합성을 넘어 아이들 건강 전반에 복합적으로 기여하기 때문이다. 신체활동에 따른 기계적 부하가 성장판을 자극하고 골량 축적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자연광 노출은 근시 진행을 억제하고 햇빛은 수면의 질을 높여 성장호르몬 분비로도 이어진다. 또래와 뛰어노는 과정은 자존감·인지 능력·회복탄력성을 높이고 불안·우울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그는 △교육과정 내 야외활동 시간 보장 △야외활동 공간 기반 조성 △아동 수면 건강 관련 사회적 관심 제고 △일차의료 연계 야외활동 지원 프로그램 도입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이 의원은 “소외되고 있는 아이들을 가장 빨리 발견하는 방법도 아이들의 놀이 공간이 우리에게 주는 아주 중요한 신호”라며 “아이들이 충분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햇빛을 받으며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국가가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햇빛권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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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 결핍이 세대를 넘어 대물림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임주현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 과장은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데이터를 인용해 “전 연령층에서 혈중 비타민D가 무서운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며 “국민 대부분이 비타민D 부족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산전 비타민D 결핍 상태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이에서 아토피 피부염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임신 초기 비타민D 부족에 초미세먼지 노출까지 겹칠 경우 아토피 발생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임 과장은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아동·청소년 신체활동을 공공 영역에서 관리·지원하는 국가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슬로베니아는 1982년부터 40년 넘게 전국 단위 신체활동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교 의사와 체육 교사가 데이터를 공유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핀란드는 2010년 시범 도입한 ‘움직이는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쉬는 시간 15분을 반드시 야외에서 활동하도록 의무화했으며 현재 전국 학교의 90%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