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월드컵
X

"162엔 뚫리나" 日경제 초비상…엔화가치 40년만에 최저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방성훈 기자I 2026.06.30 08:12:20

161.98엔까지 치솟아…1986년 12월 이후 최고
수출·증시엔 호재, 물가엔 악재…다카이치 부담
11조엔 개입에도 약세 지속…개입 경계감 확산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엔화가치가 미국 달러화 대비 약 40년 만에 최저치까지 추락했다(환율은 상승). 달러·엔 환율은 161엔선이 무너지며 162엔에 바짝 다가섰고, 일본 정부가 환율 방어를 위해 다시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며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사진=AFP)
(사진=AFP)
30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간밤 미국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0.2% 오른 161.98엔까지 치솟았다. 이는 2024년 7월 일본 정부가 환율 방어에 나서며 찍었던 161.95엔을 넘어선 것이다.

닛케이는 엔화가치가 1986년 12월 이후 39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는 미국이 주도한 환율 합의 이후 엔화가 수년에 걸쳐 강세로 치닫던 시기였던 반면, 지금은 정반대로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엔저의 큰 흐름은 2022년부터 시작돼 4년 반 동안 달러화 대비 30%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취임한 이후 금융완화를 지향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예고하며 엔화 매도세가 강해졌고, 올해 3월 이후엔 이란 전쟁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로 자금을 옮기는 ‘유사시 달러 매수’가 진행됐다. 최근에도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며 엔화 하락을 압박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전날 일본 기업·기관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하며 경제적 압박이 가중됐다.

엔저 국면이 시작된 이후 일본은행(BOJ)은 약 10년간 이어온 완화정책을 버리고 정상화를 진행 중이다. 마이너스였던 정책금리는 플러스로 돌아섰고, 지난 16일엔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1%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물가 영향을 뺀 실질금리는 여전히 낮아 금리 인상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 확산, 뿌리 깊은 엔화 매도 압력으로 남아 있다.

통화가치가 하락하며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엔저는 수출기업의 이익을 키워 일본 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달러화로 결제하는 원유·천연가스 등 수입 비용이 불어나며 식료품부터 전기료까지 물가가 전방위로 오르고 있다. 치솟는 생활물가는 소비자 부담을 키우며 다카이치 총리 정부의 지지율을 위협하는 요인으로도 지목된다.

문제는 엔화 약세가 일본 정부의 사상 최대 규모 시장 개입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환율이 처음 달러당 160엔을 넘어서자 올해 4월 28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11조 7300억엔(약 111조 6600억원)을 쏟아부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탓에 BOJ의 금리 인상 효과도 미미하다.

이에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지난 19일 외환시장의 과도한 투기적 움직임을 억제하기 위해 “과감한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회담한 뒤 미국과 일본이 외환정책에서 점차 “보조를 맞추고” 있으며, 필요하면 “과감한 조치”를 함께 취하기로 합의했다고도 했다.

전문가들은 엔화의 장기 약세 원인으로 미·일 간 장기금리 격차를 가장 많이 꼽는다. 낮은 국내 금리에 투자자들이 엔화를 팔고 해외 자산을 사들이고 있어서다. 닛케이도 새로운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등으로 개인투자자가 해외 주식 투자를 이어가는 것도 엔화 하락 압력을 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구 고령화·감소와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가부채 등 구조적 문제도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하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일본은 1998년 이후 처음 엔화 방어에 나섰던 2022년과 2024년에도 시장에 개입했지만, 그때마다 잠시 진정됐을 뿐 엔화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모넥스의 외환 트레이더 앤드루 해즐릿은 “미일 금리 차를 해소하지 않으면 개입은 일시적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