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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경기 둔화 국면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발표되는 지표를 보면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12일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위안화 신규 대출이 1조3600억위안(약 24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는 전월(3459억위안)보다 4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중국 광대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저우 마오화는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에 “8월 신규 대출이 증가한 것은 소비자 지출 반등과 경제 회복, 시장 수요에 대한 기업의 낙관적인 전망을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같은날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발표에서는 지난달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258만2000대로 전년동월대비 8.4% 늘면서 증가로 전환하기도 했다. 대출이 늘고 차 판매가 늘었다는 것은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실제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7월에 전년동월대비 0.3% 하락했으나 8월에는 0.1% 상승하면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같은기간 3.0% 내려 전월(-4.4%)보다 낙폭을 줄였다.
중국 경제지표가 다소나마 회복 신호를 보이는 이유는 그간 내놓은 일련의 경기 부양 조치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7월부터 내구재 소비 확대를 위한 조치를 시작으로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생애 최초 주택 요건 완화 등의 대책을 내놨다.
블룸버그통신은 “8월 경제지표 개선은 지난 7월에 암울한 수치가 최악의 불황이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정책 대출금리, 모기지 금리, 주택 구매 계약금 요건 인하 등 정부의 지원 노력이 회복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25일 3064.07에 거래를 마쳐 올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반등하며 현재 3100대에 거래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인 CSI 300 지수도 11일 기준 3767.54로 올해 최저였던 지난달 23일(3696.63)보다 2% 가량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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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부에서는 경제가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GT는 “서구 관료들과 언론들이 중국 경제는 붕괴 직전이라고 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한폭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며 “현재 중국 경제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이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GT는 또 상하이가 ‘유령도시’ 같다고 표현한 미국 매체 보도에 반발해 올해 상반기 상하이 관광 수입은 1550억위안(약 28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0% 증가했고, 1~7월 상하이 외국인 투자기업 신규 설립은 3216건으로 전년동기대비 50.6%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학자 티안 윤은 GT와 인터뷰에서 “공항이 얼마나 바쁜지 여부와 승객·화물량 증가, 요식업·관광업의 회복을 보면 소비가 회복됐다고 판단된다”며 “많은 지표들이 (코로나19) 대유형 이전을 초과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지는 불확실하다. 여전히 부동산 경기는 침체에 빠진 상태로 여러 기업들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빠져있으며 미국의 제재 등 대외 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초 경제 회복의 원동력이었던 서비스 성장이 줄어들고 있다는 징후가 있고 디플레이션 압력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며 “최근 정책이 부동산 거래에 단기 반등을 가져올 수 있지만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