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 역사기록물 복원사업은 국가등록문화재 제787호로 지정된 6·25전쟁 군사기록물 8만1420점에 대한 복원과 영구보존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2020년부터 2032년까지 육군기록정보관리단 주관하에 진행된다. 현재까지 총 4만422점의 자료를 성공적으로 복원했다.
근현대사 전쟁기록물 중 ‘국가유산으로 등록된 최초의 전쟁기록’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국가등록문화재 제787호는 전쟁 기간 육군본부·군단·사단·후방부대 등에서 작성된 다양한 기록물들이다.
이 기록물에는 전투 수행을 위해 세부적으로 작성된 작전계획·명령·지시와 전투 경과를 상세히 보고한 전투상보·작전일지·진중일지·무용담 등이 총망라돼 있다. 6·25전쟁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알려주는 원천자료이자, 현재를 사는 우리가 전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귀중한 자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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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육군이 공개한 자료 중에는 낙동강방어전투·다부동지구전투·백마고지전투 등 주요전투에서의 적 상황과 지형, 작전계획, 부대배치 등을 상세하게 기록한 자료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크리스마스 고지 전투’는 6·25전쟁 당시 치열했던 고지전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강원도 양구 북방에 위치한 1090고지는 전투개시일인 1951년 12월 25일부터 정전협정 직전인 1953년 6월 22일까지 고지 주인이 수십 번이나 바뀌었을 정도로 치열했다.
당시 국군 7사단과 20사단 장병들이 돌산이라 진지를 구축하기도 힘들었던 1090고지와 그 일대를 사수하기 위해 혈전을 치렀다. 백병전·특공·유인격멸·진내사격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과 싸웠던 국군의 모습이 작전 요도와 상황일지 등에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또 보존서고에 배치된 1.6m에 달하는 작전지도도 눈에 띈다. 해당 지도는 전쟁이 시작된 1950년 6월 25일부터 약 2년간 6사단 지휘소의 이동 경로를 기록한 자료다. 6사단의 후퇴와 진격, 치열한 공방의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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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중인 기록도 공개됐다. 황해도에서 활동한 구월산유격대의 전투상보와 장병들이 개인 수첩에 기록했던 내용을 모은 66건의 진중일기가 복원 중이다. 또 6사단이 용문산전투 과정에서 문맹 장병들에게 한글교육을 하면서 발행한 표창장 등 치열한 전투 중에서도 삶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음을 보여주는 희귀 기록들도 존재한다.
복원된 자료들은 디지털화 과정을 거쳐 총 57권의 ‘6·25전쟁사료’로 제작됐다.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을 비롯한 여러 기관을 통해 열람할 수 있다. 주용선 육군기록정보관리단장은 “중요 역사기록물 복원사업은 육군 기록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후대에 역사를 계승할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사업”이라며 “육군기록정보관리단은 대한민국의 소중한 기록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육군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더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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