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당국, 코인거래소 그림자규제 풀어야…증권사 참여가 사업 다변화 기회"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정훈 기자I 2026.06.02 07:45:54

'가상자산 전문가' 김윤경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 인터뷰
"당국, 거래소에 그림자규제…사업가능영역 확실히 판단해줘야"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신속히, 디지털자산 투자자 교육 확대"
"입법 이전에 법인투자+1은행제한+거래소 사업가이드라인 필요"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굴지의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사업영역을 다양하게 확장하는 사업 다변화로 수익구조를 안정화하고 있는 반면, 국내 거래소들은 금융당국의 이른바 ‘그림자 규제’로 인해 어떤 사업을 할 수 있는지도 분명히 알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이런 그림자 규제를 풀어야할 때이며, 마침 증권사들이 가상자산 거래소에 투자해 지분 참여하고 있는 지금이 그런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김윤경 인천대 교수
김윤경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는 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1분기에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국내 1~2위 거래소인 두나무, 빗썸이 대조적인 실적을 보인데 대해 “이는 국내 거래소들의 경영상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지적하며 “가상자산 거래소를 디지털자산 생태계의 중심에 있는 핵심 인프라로 보지 않고, 단순히 코인만 거래하는 곳으로 보고 규제한 결과와 맞물린 현실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 1분기 실적을 보면 코인베이스는 14억1000만달러(원화 약 2조원) 매출로 전년동기대비 31% 줄어든 반면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매출은 2346억원으로 55% 줄었고, 빗썸은 825억원으로 58% 감소했다. 특히 세 거래소의 수익 중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 수익 의존도는 코인베이스가 56%에 그친 반면 두나무와 빗썸은 각각 97.5%, 99.99%였다.

김 교수는 “코인베이스는 스테이블코인 이자수익과 구독 및 서비스 수익이 늘어나며 가상자산 약세장에서의 수익 변동성을 낮출 수 있었지만, 우리 거래소에겐 불가능한 얘기”라며 “스테이블코인은 국회에서 입법이 지연되고 있어서 어쩔 수 없다해도, 구독형 서비스는 국내에서도 법적으로 명확치 않아 금지돼 있다고 할 순 없지만 금융당국 판단에 따라 언제든 불법이나 탈법으로 간주될 수 있어 거래소 입장에서 섣불리 새로운 사업으로 개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과거와 달리 주식시장이 강한 상승랠리를 보이는 탓에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대안 투자처로 주식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투자자 친화적 상품을 개발하려하지만, 당국은 마케팅 목적으로 고객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것조차 어디까지 가능한지 분명히 판단해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거래소 사업자들의 신사업이나 영업방식에 대해 속히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지 않는다면 국내 디지털자산시장은 정체되거나 퇴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처한 수익 악화의 돌파구로 김 교수는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의 빠른 입법을 첫 손에 꼽았다. 그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부터 만들다 보니 가상자산분야에서는 업권법이 없었던 만큼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서둘러 국회를 통과해야만 업권별로 할 수 있는 사업이 분명해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입법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끼워넣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는 합리적으로 조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법상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을 은행이 주도하도록 하는 건 안정성 차원에서 받아들일 수 있지만, 디지털자산 생태계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규제하는 건 관련 시장을 더 위축시키고 가뜩이나 해외 거래소에 비해 더딘 성장을 보이는 국내 거래소들의 성장 유인을 더 약화시키고 말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이전에라도 감독당국 차원에서 허용해줄 수 있는 법인과 외국인투자자들의 국내 가상자산 투자, 1거래소 1은행 규제 완화, 가상자산 거래소의 커스터디나 스테이킹 사업 참여 등은 전향적으로 검토해 줬으면 한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김 교수는 최근 하나은행과 미래에셋그룹,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삼성증권과 삼성카드 등 국내 금융회사들의 가상자산 거래소 투자 참여를 거론하며 “미국 등지에서 전통금융과 디지털자산 간 합종연횡을 지켜본 국내 전통금융 사업자들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기회를 노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이처럼 전통금융업자들의 참여가 늘어나는 지금이야말로 자연스럽게 거래소 지분구조를 분산시킬 수 있는 동시에 금융당국이 제도와 규제 정비를 통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사업 규제를 합리화해 수익구조 다변화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하반기부터 바이낸스의 국내 영업이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인원 지분을 인수하는 OKX, 국내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을 기대하고 있는 크립토닷컴 등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국내 시장 참여에 대해 김 교수는 “자본력이나 다양한 상품 구성, 글로벌 유동성 등에서 글로벌 거래소들이 더 큰 역량을 가지고 있어 국내 거래소의 수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외 거래소에 대해 칸막이 규제를 할 순 없는 만큼 대신에 국내 거래소들도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영위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을 분명히 해줘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김 교수는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투자자 교육도 중요하다”며 “투기시장이라는 편견으로 인해 가상자산에서의 투자 기회를 정보를 가진 투자자에만 한정될 수 있는 만큼 일반 투자자들에게 가상자산의 리스크 못지 않게 미래금융으로서 가상자산시장의 성장성과 잠재력도 함께 교육한다면 지금의 위기가 새로운 기회로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