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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2022년 6월 학부모 B씨를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2021년 3월 B씨 자녀의 유치원 입학 당시 ‘유아 학비 지원금 신청’ 목적으로 수집해 둔 B씨의 성명과 주소를 동의 없이 소송 대리인(변호사)에게 제공했다. 이는 그대로 소장에 기재돼 법원에 제출됐다.
검찰은 A씨의 이 같은 행위가 당초 수집 목적 범위를 벗어난 개인정보 오용이라고 판단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1심과 2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개인정보를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이용한 것이 당초 수집 목적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고 봤다. 또한 법원의 사실조회나 주소보정명령 등 적법한 대체 절차를 통해서도 상대방의 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역시 유죄 판단은 유지했으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벌금 50만원으로 감형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뒤집고 “A씨가 B씨의 성명과 주소를 기재한 소장을 법원에 제출한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A씨가 B씨의 동의를 받아 성명과 주소를 적법하게 수집했고 취득 과정에서 다른 법익을 침해한 사정이 없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대법원은 또 해당 정보가 개인정보에는 해당하지만 정보주체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민감정보는 아니라는 점을 짚었다.
이와 함께 변호사에게 주소를 제공한 것은 민사소송법상 소장 필수 기재사항을 충족하기 위한 목적이므로 소 제기에 필요한 범위 내의 행위라고 봤다. 소 제기 이후 주소보정명령이나 사실조회 등 대체 수단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소 제기 당시 기존 정보를 이용한 행위의 정당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할 때 A씨의 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에는 법리 오해의 잘못이 있다며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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