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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식에 참여한 김상훈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방화 가능성이나 전기적 요인에 의한 발화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 인적 요인에 의한 발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 관련자 조사가 남아 있어서 구체적인 언급은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화재경보기 작동 등에는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방화문이 모두 열려 있어 불과 연기가 빠르게 위로 퍼지는 데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2001년 준공 당시 소방법에 따라 16층 이상부터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아래층에 불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 대장은 “전층에 방화문이 다 열려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방화문이 열린 시점 등은 확인 중”이라며 “현재 추가 감식 계획은 없고, 결과는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화재로 현재까지 주민 2명이 숨지고 3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화재 당시 주민 3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며 이 중 1명은 호흡이 돌아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숨진 박모(33)씨는 4층에 살던 주민으로 2살 된 자녀를 1층 화단에 놓인 포대 위로 던진 뒤 7개월 된 아기를 안고 창밖으로 떨어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소견을 공개하면서 박씨가 ‘추락에 의한 여러 둔력 손상’으로 숨졌다고 설명했다. 뒤따라 창밖으로 떨어진 박씨의 아내와 아이들은 이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신고자인 임모(38)씨는 이 아파트 10층에 살던 주민으로 11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과 국과수는 임씨가 불을 피해 위로 대피하던 중 연기를 흡입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재 직후 주민 200여 명은 아파트 밖으로 긴급대피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30명이 다치거나 연기를 흡입하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인근 7개 병원으로 이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