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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구마모토에 대만 자금 몰려…TSMC 효과에 '유사시'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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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26.06.03 11:58:26

TSMC 공장 덕분에…지역 지가 15%↑
공급업체도 거점 마련하며 도시 활성화
"TSMC 있는 한 안전"…유사시 피난처로 부상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일본 구마모토에 대만발 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3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이곳에 진출한 데다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을 우려한 대만 부유층의 부동산 투자도 영향을 줬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2024년 양산을 시작한 TSMC 제1공장이 위치한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의 지난해 공시지가는 모든 용도의 평균 기준 전년 대비 14.5%가 올랐다. 제1공장과 가까운 오즈마치의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 구마모토 공장 주변의 논밭이 주택용지나 사업소 부지로 바뀌었고, 토지 가격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사진=AFP)
TSMC는 애플과 엔비디아 등이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업체다. 아이폰에 탑재되는 핵심 프로세서를 비롯해 현대인의 생활과 경제 활동을 지탱하는 첨단 반도체의 상당수가 TSMC에서 만들어진다. 이에 TSMC는 대만의 ‘실리콘 쉴드(반도체 방패)’라고도 불린다. TSMC가 첨단 반도체 생산의 거점인 만큼 중국 등 외부의 위협에서 대만이 안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시장에선 첨단 반도체 제조에서 지나치게 대만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TSMC로서도 대만 내에서는 공장 후보 부지와 전력이 고질적으로 부족해 해외 생산 확대가 필요했다. 이런 상황에서 TSMC에 거액의 보조금을 제시하는 일본은 매력적인 생산 기지였다. 과거 반도체 산업에서 세계를 선도했던 일본은 다시 한번 첨단 반도체 거점을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TSMC는 기쿠요마치에 제2공장 건설도 진행 중이다. 두 공장에 대한 투자 총액은 약 3조엔(약 28조원)에 이르며, 그중 일본 정부가 1조엔(약 9조원) 이상을 보조한다. 2021년 TSMC의 일본 공장 설립 결정 이후 수백 명의 TSMC 직원을 비롯해 약품, 소재, 설비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TSMC를 떠받치는 공급업체들도 구마모토에 진출했다. 일본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주변 지역에 거점을 마련했다.

구마모토는 ‘대만 유사시’ 피난처로도 부상하고 있다. 구마모토에 단독주택을 보유한 대만 출신 한 40대 여성은 신문에 “대만에서 TSMC 공장이 들어선 도시는 예외 없이 급속한 발전을 이뤄왔다”며 아무 인연이 없던 구마모토에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대만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갈 수 있는 피난처로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고 말했다.

재무성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대만에서 일본으로의 직접투자 가운데 개인의 부동산 투자가 포함되는 ‘기타 비제조업’이 2022년 무렵부터 급증했다. 2024년에는 1000억엔(약 9500억원)을 넘었다. 2025년에는 1~6월 반년 동안 약 750억엔(약 7100억원)에 달했다.

한 일본 부동산 중개업자는 “대만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높아질수록 구마모토 부동산 수요는 커진다”며 “무슨 일이 생기면 우선 가족을 해외로 피난시키겠다는 행동계획을 정해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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