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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3000억원을 구형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10월 장남인 신동주(63)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7)씨 모녀에게 회사에 근무하지 않았는데도 508억원의 급여를 주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신 총괄회장에게 실제 실형이 선고되더라도 고령과 건강상태 등을 감안할 때 실제 형 집행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 총괄회장 변호인이 재판부에 구속 집행정지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구속 집행정지는 수형자가 고령이거나 교도소 내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경우 등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수형자를 일시적으로 석방할 수 있는 제도다. 구속 집행정지가 신청되면 법원은 직권으로 이를 결정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검사의 의견을 물어 집행정지 여부를 판단한다.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법원은 피고인을 친족·보호단체 및 기타 적당한 자에게 부탁하거나 주거를 제한할 수 있다.
100세를 바라보는 고령의 신 총괄회장은 현재 알츠하이머(치매) 증세가 있다. 정상적 판단이 어려운 탓에 한정후견을 받고 있는 상태다. 1일 열린 재판에서는 “지금 재판을 받고 계신 것은 알고 있나요?”라는 재판부 질문에, 신 총괄회장은 “잘 모르겠다. 뭘로 재판하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변호사가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재판을 하는 것”이라고 알려주자 신 총괄회장은 “내 회사잖아. 그게 왜 문제가 되는 것이냐”며 역정을 냈다.
신 총괄회장의 언행을 지켜본 재판부가 형의 실제적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선고를 유예할 수도 있다. 형법 10조는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에 대해 형을 감경하도록 하고 있다. 재판부가 신 총괄회장의 인지능력을 살핀 이유이기도 하다. 재판부는 최근 신 총괄회장 변호인단에게 ‘평소 수행인원이 어느 정도냐’, ‘바깥 외출을 자주 하시냐’는 등의 질문을 던지며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를 묻기도 했다.
결국 최근 신 총괄회장의 언행을 감안한다면, 검찰의 구형이나 선고와 별개로 신 총괄회장이 영어(囹圄)의 몸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셈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반(反)재벌정서 등을 고려해 실효성을 배제한 ‘상징적 구형’을 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횡령과 배임 등의 죄가 결코 가볍지 않기에 징역 10년이라는 구형도 무리는 아니다”라며 “다만 검찰도 신 총괄회장의 심신 상태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봐왔다. 당장 후견인 도움 없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노인에게 이 같은 구형을 했다는 것은, 재계에 ‘재벌 봐주기 수사는 없다’는 일종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 측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재판부의 선고가 남은 만큼 차분히 기다릴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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