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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제약, 6년 만에 삼진제약 지분 정리…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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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미 기자I 2026.06.01 08:11:02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하나제약(293480)이 2020년부터 매입해온 삼진제약(005500) 지분을 6년 만에 사실상 정리했다. 하나제약의 이번 매각은 대규모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추진된 것으로 추정된다. 삼진제약으로선 이번 일로 경영권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삼진제약은 하나제약이 법인 보유분을 전량 매도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주가 급등 구간서 법인 물량 털어낸 하나제약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제약은 지난 14일과 15일, 19일 세 차례에 걸쳐 삼진제약 법인 보유분 99만5198주를 전량 장내매도했다. 처분금액은 약 234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하나제약 측 보유 지분율은 기존 8.33%에서 1.22%로 낮아졌다. 현재 남은 지분은 하나제약 최대주주인 조동훈 부사장이 보유한 16만3000주뿐이다.

하나제약의 지분 처분 시점은 삼진제약 주가가 아리바이오 치매약 이슈로 급등한 구간과 맞물렸다. 앞서 아리바이오는 지난 14일 중국 푸싱제약(Fosun Pharma)과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에 대해 최대 47억달러(약 7조원) 규모의 글로벌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후 삼진제약이 AR1001의 국내 파트너사라는 점이 부각되며 삼진제약 주가는 같은 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나제약은 삼진제약 주가가 급등한 지난 14일 보유 지분 74만주를 2만3250원에 처분하고 15일 20만1565주, 19일 5만3633주를 추가 매도했다. 삼진제약 주가는 19일 장중 한때 2만5900원까지 오르며 최근 1년간 최고가를 새로 썼다. 하나제약은 이 같은 주가 반등 구간을 활용해 법인 보유분을 전량 정리한 셈이다.

하나제약은 2020년 삼진제약 지분 투자를 시작해 2021년 보유 지분율이 5%를 넘어서며 대량보유 보고 대상이 된 업체이다. 이후 지분을 꾸준히 늘려 2022년 10월에는 오너일가 지분까지 합산해 삼진제약 최대주주에 올랐다. 다만 하나제약은 지분 매입 목적이 ‘단순투자’라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실제로 하나제약은 삼진제약 지분 보유 기간 단순투자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제약 측은 주요 주주 지위임에도 불구하고 삼진제약과 별도의 사업 협력이나 경영 관련 논의를 진행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하나제약의 지분 확대를 둘러싼 해석이 분분했다. 삼진제약은 창업주 일가 간 공동경영 체제가 이어져온 데다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높지 않아 외부 주요 주주의 지분 확대가 경영권 변수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하나제약 측이 어느 한쪽의 우호지분, 이른바 백기사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던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지분 매도로 이 같은 관측은 일단락됐다. 하나제약 법인 보유분이 모두 정리되면서 삼진제약 입장에서는 장기간 이어졌던 경영권 불확실성 요인을 덜어내게 됐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하나제약과 사업 협력이나 경영 관련한 논의는 전혀 없었다”며 “순수 재무 투자였던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6년 투자 성적표는 손실?…배당수익으로 보완

하나제약이 삼진제약 투자로 큰 시세차익을 거둔 것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취재 결과 하나제약은 6년간의 삼진제약 투자에서 대규모 차익을 실현하기보단 투자금을 회수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제약의 5% 지분 공시 이전 일부 보유분과 2021년 대표 보고자 변경으로 신규 보고된 18만1551주의 취득단가는 확인하기 어렵다. 공시상 취득단가가 확인되는 하나제약 법인 매수분을 기준으로 단순 가중평균을 계산하면 평균 매수단가는 약 2만4178원으로 추산된다.

2021년 7월 일부 매도분을 차감한 잔여 단가 확인 가능 물량 기준으로도 평균 취득단가는 약 2만4148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번 법인 보유분 매도 평균단가가 약 2만355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손실 구간에서 투자금을 회수했을 가능성도 있다.

오너일가 일부 지분은 주가 하락 구간에서 정리됐다. 하나제약 오너 일가인 조혜림 부사장과 조예림 상무는 2024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초까지 삼진제약 지분을 장내매도했다. 당시 매도 단가는 대부분 1만7000~1만9000원대였다. 하나제약 법인의 확인 가능한 매수 단가가 주로 2만4000원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오너일가 지분은 손실 구간에서 분할 처분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배당수익까지 감안하면 하나제약 측의 전체 투자 손익은 단순 주가 차익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삼진제약은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와 꾸준한 이익을 바탕으로 배당성향을 40% 안팎으로 유지해왔다. 5% 지분 공시 이후 하나제약 및 특별관계자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받은 배당금은 총 58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하나제약이 이번 지분 매각을 단행한 배경에는 최근 대규모 설비투자 국면이 자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제약은 상장 이후 하길 신공장과 평택 신공장에 총 1161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왔다. 지난해부터는 EU-GMP·cGMP 기준에 맞춘 평택 신공장 증설을 본격화했다.

최근 하나제약이 평택 신공장 건설자금 확보를 위해 자사주를 처분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삼진제약 지분 매각 역시 투자재원 확보 차원으로 해석된다. 삼진제약 지분은 안정적인 배당 자산이었지만 대규모 설비투자 국면에서는 약 200억원대 유동성으로 전환 가능한 비핵심 자산으로 재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데일리는 이번 지분 매각 배경과 자금 활용 계획 등을 확인하기 위해 하나제약에 수차례 연락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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