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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총리는 그동안 도쿄올림픽 성공적 개최를 발판으로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려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취임 후 첫 대면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 실패 책임에 대해 일본 국민들의 냉철한 심판을 받았다는 평가다.
26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실시한 일본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 중의원 홋카이도 2구, 참의원 나가노 및 히로시마 등 선거구 3곳에서 자민당이 모두 패배했다.
우선 홋카이도 2구 보궐선거에서는 자민당은 아예 후보조차 내지 않았다. 자민당 소속이던 요시카와 다카모리 전 농림수산상이 재임 중 세 차례 뇌물 500만엔을 받은 혐의로 올 1월 기소되며 의원직을 사퇴한 책임을 인정한다며 부전패(不戰敗)를 감수한 것이다. 그 결과 제1야당 입헌민주당 마쓰키 겐코 후보가 무난히 당선됐다.
후보를 낸 나가노와 히로시마 참의원 재보선에서는 뼈아픈 패배를 맛봤다. 지난해 12월 코로나19로 숨진 고(故) 하타 유이치로 입헌민주당 의원의 후임을 뽑기 위한 나가노 참의원 선거에서 하타 전 의원의 동생이자 야권 공동후보인 입헌민주당 하타 지로가 자민당의 고마쓰 유타카 후보를 꺾었다.
보수 지지층이 두터워 자민당 텃밭으로 여겨졌던 최대 격전지 히로시마 선거구에서도 자민당 니시타 히데오리 후보가 야권 공동후보인 미야구치 하루코와 접전 끝에 고배를 마셨다.
투표율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홋카이도 2구와 나가노 지역구가 각각 30.46%, 44.4%다. 참의원 히로시마 지역구는 33.61%이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9월 스가 정권이 출범한 뒤 처음으로 실시한 국정선거로, 오는 9월 30일 자민당 총재 임기 만료와 10월 21일 중의원 임기 만료를 앞둔 스가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고 일본 언론들은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코로나19) 감염 수습에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권의 대응을 둘러싼 유권자의 심판이 됐다”고 이번 패배를 평가했다.
같은날 닛케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부정평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65%가 “스가 정권의 코로나19 대책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지난달보다 10%포인트 오르면서다. “높게 평가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한 달 전보다 8%포인트 떨어진 30%에 그쳤다.
이번 선거 참패는 스가 총리에게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스가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건강 악화를 이유로 물러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잔여 임기인 올 9월 30일까지이다. 현 중의원 임기도 올 10월 21일 만료된다.
이 때문에 올 9월 이전 자민당 총재 선거와 총선이 치러져야 한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국회가 행정 수반인 총리(내각총리대신)을 뽑는데 다수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분석이지만, 자칫 선거에서 패배하면 자민당 재집권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닛케이는 “오는 7월 4일 도쿄도의원 선거와 중의원을 해산하려는 스가 총리의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이니치신문은 “가을에 있을 중의원 선거에서 스가 총리의 수완에 의문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여당의 참패로 끝난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자민당 내에서는 스가 총재 체제로 차기 총선을 치르는 것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자민당의 한 원로는 마이니치신문에 “뭔가 바꾸지 않으면 다음의 중의원 선거는 (이기기) 어렵다”며 “벌써 인적 쇄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