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하반기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인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의원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시간이 없다”며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식민지, 미국의 금융식민지가 되지 않기 위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작년 7월18일 미 의회를 통과한 미국의 지니어스법(GENIUS Act)은 세부 규정 등을 마련한 뒤 제정 후 18개월이 지난 시점(내년 1월 18일)에 맞춰 발효될 예정이다. 민 의원에 따르면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200곳이나 되는 상황이다. 지니어스법 제정 이전부터 사업을 해온 테더, 서클 이외에도 내년 초부터는 수많은 달러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될 전망이다.
이때문에 각국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공습’에 대비해 자국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정비하고 있다. 일본은 작년에 핀테크 기업 JPYC를 통해 엔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했고 내년 3월까지 3대 메가 은행을 통한 엔화 스테이블코인도 발행할 예정이다. 유럽은 유럽 은행들이 참여한 키발리스(Qivalis)를 통해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홍콩은 홍콩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각각 올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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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 민 의원은 정무위 박민규 민주당 의원,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지난 주에 미 워싱턴 D.C.와 뉴욕을 잇따라 찾아 팀 스콧 상원의원(상원 은행위원장), 빌 해거티 상원 의원, 브라이언 스틸 하원 의원, 백악관 디지털자산자문위원회 부사무총장, 헤스터 퍼스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 비트코(BitGo) 마이크 벨쉬 CEO, 코인베이스, 뉴욕증권거래소(NYSE), 테더, 캔터 피츠제럴드 등을 만나 디지털자산 시장 및 입법 동향을 살펴봤다.
민 의원이 내린 결론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공습’에서 대비해 원화 주권을 지키기 위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올 하반기에 클래리티법(CLARITY Act·시장구조법안)까지 처리돼 미국에서 디지털자산 체계가 잡히면 세계를 상대로 관세 압박을 했듯이 밀어붙일 것”이라며 파장을 우려했다.
이같은 파고(波高)에 대비하려면 제대로 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민 의원의 지론이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아이유와 BTS를 모두 닮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다”고 촌평했다. 국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가수 아이유, 해외 곳곳을 누비는 BTS처럼 국내뿐아니라 국외에서도 유통되는 혁신적인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민 의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50%+1주 은행 컨소시엄처럼 은행 중심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은행 50%+1주는 “자동차를 발전시켜 세계화 시켜보자고 하면서 운전사 100명 중 51명을 마차를 모는 마부로 채우는 것과 똑같다”는 지적이다.
민 의원은 “중앙은행이 CBDC를 하고, 은행은 예금토큰을 하는데, 왜 은행은 또 스테이블코인 발행까지 50% 넘게 하려고 하는가”라며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경쟁적 공존을 언급했는데 이렇게 되면 CBDC, 예금토큰, 스테이블코인 간 진정한 경쟁이 일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민 의원과의 관련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디지털자산 관련 미국 출장에서 기억나는 장소는?
△뉴욕 맨하탄 5번가 사진을 찍어왔다. 그곳은 마차 행렬에 단 하나의 자동차만 있었던 1900년과 자동차 행렬에 단 하나의 마차만 있었던 1913년을 비교한 사진 속 장소다. 13년 만에 교통수단이 확 바뀐 것이다. 영국에서 자동차를 발명했지만 빨간 깃발법으로 대중화가 안 됐다. 반면 미국에서는 자동차 산업이 꽃피웠다.
최근 IT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중국은 신산업의 경우 추진해 나가면서 보완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책임은 묻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신산업 종사자들은 원없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스테이블코인도 마찬가지다. 혁신을 막으면서 쓰지 말자고 하는 게 아니라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터놓고 논의했으면 한다. 우리도 ‘일단 시작하고, 추진하면서 완벽하게 만들어라(Start now, make it perfect later)’는 말을 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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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 후보군에 포함됐던 팀 스콧 위원장의 발언이 인상 깊었다. 그는 “지니어스법을 통해 미국 달러가 전 세계에 쓰이게 된다. 흥분된다. 우리의 금융시스템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를 통해 달러 스테이블코인 관련 미국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했다. 바로 미국 금융시스템의 전 세계 확산이다.
앞서 미 상원 은행위원회는 지난달 클래리티법을 처리했다. 11월에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에 클래리티법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7월 말까지는 논의를 끝내야 한다. 트럼프 일가의 디지털자산 사업 관련해 이해충돌 논란이 있는 상황이다. 스콧 위원장은 클래리티법의 연대 통과 가능성을 50%로 봤다. 미 커스터디 기업인 비트코(BitGo) 등 업계에서는 클래리티법이 연내에 처리될 것으로 봤다.
-클래리티법이 연내 처리될 것 같나?
△개인적 바람은 클래리티법이 연내 처리가 안 됐으면 좋겠다. 클래리티법이 처리돼 미국에서 디지털자산 관련 체계가 잡히면 세계를 상대로 완전히 밀어붙일 것이다. 관세 압박을 했듯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국가 간 무역 결제에 의무적으로 쓰도록 할 수도 있다.
이를 방어하려면 우리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빨리 필요하다. 일단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이어 시행령을 만드는 동안 샌드박스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해야 한다.
대비할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작년 7월18일 통과된 지니어스법(GENIUS Act)은 제정 후 18개월 내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1월18일 시행될 전망이다. 그러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본격적으로 밀려올 것이다. 우리나라가 연내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처리해 시행령을 준비해도 늦다.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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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는 평소 습관에 영향받는 시장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표준이 되면 새로운 유스케이스(use case) 발굴이 녹록지 않다. 빨리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입법해야 한다.
‘미국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서 한다’는 추격국가론에서 ‘대체불가 대한민국으로서 선도 국가가 돼야 한다’는 선도국가론으로 바뀌어야 한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식민지, 미국의 금융식민지가 되지 않기 위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1위 기업 테더와 뉴욕에서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눴나.
△우선 테더는 캔터 피츠제럴드라는 금융 회사를 통해 준비금이 잘 보관돼 있다고 강조했다. 준비금 명목으로 스위스 금고에 보관된 금 사진도 보여줬다. 이 회사는 뉴욕에 본사를 두고 1945년에 설립된 오래된 금융 회사다. 이 회사의 하워드 러트닉 회장 겸 CEO는 현재 미 상무장관을 맡고 있다.
이어 테더는 재밌는 표현을 했다. 테터는 BTS가 전세계에서 활동하고 있고 아이유는 한국에서 활발한데, 활동 영역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충돌하지 않는 것처럼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현지 각국의 스테이블코인와 테더의 공존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리고 테더는 한국 기업이 전 세계에 나가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한국 기업 현대가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한국에 송금하는데 25일이 걸리고 수수료도 많이 드는데, 테더의 USDT를 이용하면 이것을 몇분 내에 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고 했다. 굳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지 않고 테더를 쓰라는 속내다.
-위와 같은 테더 입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는 아이유와 BTS를 모두 닮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아이유처럼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다. 또한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는 BTS처럼 우리나라 콘텐츠, 물품 등을 원하는 해외 여러 나라에게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국내에서도 국외에서도 적극 사용돼야 한다.
은행업계쪽 강연을 가면 ‘서클·테더가 우리와 접촉하려고 하는데 만나야 할지’를 저한테 묻는다. 이에 대해 저는 만나시라고 한다. 다만 우리나라가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식민지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야 하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일정한 부분을 차지하면서 가야 한다고 금융권에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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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1주 은행 중심 컨소시엄은 은행 기득권을 위한 것이다. 예를 들면 자동차를 발전시켜 세계화 시켜보자고 하면서 운전사 100명 중 51명을 마차를 모는 마부로 채우는 것과 똑같다. 여기에 자동차 기술자를 최대 34명까지 채운다고 하더라도 마부 51명 대 자동차 기술자 34명으로 가면 혁신이 되겠나.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예금토큰, 스테이블코인이 보완적 경쟁적 공존 관계라고 했다. 중앙은행은 CBDC를 하고, 은행은 예금토큰을 하는데, 왜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발행까지 50% 넘게 하려고 하는가. 이렇게 되면 CBDC, 예금토큰, 스테이블코인 간 진정한 경쟁이 일어날 수 없다.
거래소 지분 문제의 경우도 공론화 해서 풀어가면 된다. 공론화 해서 논의를 시작하면 쟁점들이 나오게 된다. 어떻게 합리적 해결할지 공개적으로 얘기하면 이해관계에 끌려가지 않을 것이다.
-연내에 스테이블코인 입법이 가능할까.
△정무위 법안소위부터 법안을 올려 논의를 했으면 한다. 우려, 리스크, 걱정 등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면 합리적 답을 찾을 수 있다. 늦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저는 코인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촉구하는 것은 제 이해관계 때문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AI 시대 결제는 스테이블코인으로 하게 될 것이다. 소버린 AI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함께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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