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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사과, 블루베리 등 농산물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8단계로 구성된 수입위험분석(IRA)을 통과해야 한다. 농산물 수입에 따른 병해충 유입 가능성과 예상되는 피해, 관리 방안 등을 마련하는 절차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미 통상협의가 끝난 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브리핑에서 “비관세장벽과 관련해 앞으로 검역절차 개선 등 기술적 사안에 대해 앞으로 계속 협의를 이뤄나가기로 했다”고 밝히며 검역 절차를 단축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단계 축소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IRA는 국제식물보호협약(IPPC)에 근거해 마련된 절차로,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식물방영법상 정해진 절차고, 각 단계가 인과적으로 연결돼 있어 임의로 생략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절차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세부 자료 제출에 유연성을 발휘하는 방식으로 검역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단계 중 3단계 예비위험평가, 4단계 개별 병해충 위험평가, 5단계 위험관리방안 작성이 핵심으로 손꼽힌다. 각 단계에서 수출국은 상대국이 요구하는 과학적 검증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과학적 검증이 어렵거나, 시간·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자료 요구로 검역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검증 방식에서 대체 자료 인정 등 간접적 검증을 하는 방식으로 유연성을 발휘하면 검역 절차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서진교 GS&J 원장은 “검역이 일부러 지연되는 경우는 드물고, 수출국이 엄격한 요구 기준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멈추는 경우도 많다”며 “해당 자료가 꼭 필요한지, 대체가 가능한지는 과학적 영역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양국 간 수출할 품목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6월 검역본부는 국산 수삼의 미국 수출과 미국 텍사스산 자몽 수입을 위한 검역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수삼을 수출하는 대신 자몽을 들여온 것이다
다만 검역 절차를 서두를 경우 과학적 신뢰도 저하 및 병해충 유입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외래 병해충이 유입되면 해당 품목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농업 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농산물 상품성이 떨어지거나 생산량이 줄어들면, 가격이 상승해 먹거리 물가를 끌어올리며 전국민적 피해를 입을 공산도 크다.
과수화상병이 대표적 사례다. 과수화상병은 사과·배 나무를 말라죽게 하는 병해충으로, 2015년 미국에서 불법으로 들여온 사과묘목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2023년까지 매년 평균 247억원의 손실보상 및 365억원의 방제비용이 투입된 바 있다.
미국산 사과와 관련해서는 과실파리류나 잎말이나방류가 유입되면, 대표 수출 농산물인 △파프리카 △배 △딸기 △포도 등의 해외 수출이 중단될 수 있다. 미국, 멕시코 등에서도 각각 2015년, 2019년 과실파리류 유입으로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농업계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검역 과정에서 농업계 의견수렴 절차고 반드시 필요한데, 미국산 농산물 추가 수입으로 인한 농업계 피해로 반대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사과는 지난해처럼 가격이 폭등하면 미국산과 경쟁력이 크게 벌어지게 된다”며 “검역을 무조건 늦출 순 없더라도 농업계 피해 보전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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