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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심제 전락은 기우…국민·기업 권리구제 역할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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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기자I 2026.04.13 05:57:02

[양날의 검 재판소원]③대법·헌재 관통 윤용섭 고문 이끄는 율촌 재판소원 TF 인터뷰
"4심제 전락 기우…오히려 법관 스스로 정화할 계기 만들어"
"''헌법적 쟁점'' 기업들에 중요 리스크 관리 요소 자리 잡을 것"
"사전심사 기준 없고 요건 불명확" 재판...

[이데일리 백주아 최오현 기자] “법령 해석과 관련한 위헌 여부는 해석이 다양해 어느 쪽이 옳다고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그 때마다 헌법재판소가 나서면 ‘4심제’라는 우려는 현실이 될 겁니다. 재판소원제가 실체적 청구사유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라고 못박은 까닭입니다.”

법무법인 율촌 윤용섭(사법연수원 10기) 고문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재판소원제가 4심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이같이 선을 그었다. 국민을 비롯해 국내 기업들에게 권리구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단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그는 재판소원제가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국민과 기업들이 납득할 판결문을 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고문은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헌재 헌법연구부장을 두루 거치며 대법원과 헌재의 속사정을 속속들이 잘 아는 법조계 원로로 손꼽힌다. 1990년대 초 헌법연구부장으로 헌재에 파견됐을 당시 한정위헌 해석을 둘러싼 헌재와 대법원의 정면충돌을 현장에서 겪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날 인터뷰에는 TF의 또 다른 주축인 곽상현(21기) 송무그룹 공법쟁송팀 총괄팀장, 오정한(30기) 송무그룹 대표변호사가 함께 했다.

법무법인 율촌 재판소원 TF팀.(사진=이영훈 기자)
4심제 전락 “기우”…심리불속행 관행 개선엔 “기대감”

윤 고문은 재판소원제가 사실상 4심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기우’라며 재판소원이 요구하는 청구사유를 그 배경으로 꼽았다. 청구사유를 보면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를 비롯해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 등으로 이 중 세 번째 사유가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개인 뿐만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 더 이상 다툴 수 없었던 확정된 법원의 판결에 대해 다시 한 번 판단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내다봤다. 오 대표변호사도 “재판소원 인용률이 높아질 경우 실질적인 4심제가 될 위험성이 있어 헌재에서도 인용할 만한 사건을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고문은 많은 사건을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종결하는 현실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판결문 작성에 대한 부담이나 어려움 등으로 심리불속행 기각되는 일부 불합리한 관행에 경종을 울릴 수 있다는 기대다.

오 대표변호사도 “상고심(3심)에서 본안에 대한 실질적인 재판을 받고 싶어 하는 경우도 많고 패소 당사자도 패소 이유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도 있다”며 “최근 심리불속행으로 종결된 사건에 관해 실제로 재판소원을 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분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 고문은 “재판소원제도는 법관들이 재판 절차를 더욱 신경쓰는 등 자정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효과가 있다”며 “법원 판결의 수준을 한 단계 올릴 수 있다는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예컨대 국가경찰위원회 존재만으로 경찰이 절차적 부분을 신경 쓰게 한 것처럼 재판소원도 법원 재판의 수준을 올리는 순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법무법인 율촌 재판소원 TF팀.(사진=이영훈 기자)
“기업엔 기회…‘불명확성’ 등 제도개선 뒤따라야”

재판소원을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선 소송 대응 전략부터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윤 고문은 “앞으로는 소송 초기 단계부터 헌법 쟁점의 존재 여부 검토, 재판소원 가능성 평가, 판결 이후 대응 시나리오 설계 등이 중요한 위험관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소원에서 인용할 만한 사례로는 담합, 조세, 인수합병(M&A) 등 국가기관의 행정처분 관련 사건들을 꼽았다. 윤 고문은 “법령의 합헌적 해석이 문제되는 사건이 인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율촌이 담당했던 조세감면규제법 사건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으로 절차적인 위반이 문제되는 사건들로는 재판청구권이 침해됐음을 다투는 사건들이 주로 문제가 될 것”이라 덧붙였다.

‘불명확성’ 등 재판소원제 미비점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곽 변호사는 “가령 심리불속행 기각 사유가 아닌데 심리불속행한 경우 이를 절차 위반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법령 해석의 문제로 볼 것인지 등 재판소원 청구사유에 관한 법 해석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구체적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전심사 기준에 대해서도 “헌재 주심 1명이 각하 여부를 결정하면 개인 성향이 지나치게 반영될 수 있다는, 3명 소부로 결정하면 면면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각각 있다”며 “현재 수백건이 계류돼 있는데 사전심사 기준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짚었다.

오 변호사는 “재판소원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라며 “향후 헌재 재판소원 운용 방향이 정해지고 그 선례가 집적됨에 따라 우리 사법시스템에 어느 정도의 변화가 있을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율촌은 헌재에서 인용될 수 있는 재판소원 사건들을 잘 발굴해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율촌은 재판소원제 도입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시점부터 일찌감치 TF를 꾸렸다. 윤 고문과 오 변호사, 곽 변호사와 함께 조규석(26기) 변호사, 서형석(32기) 송무그룹 헌법쟁송팀장, 권혁준(36기)·권성국(40기) 변호사 등 헌법·행정 소송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했다. 이들은 재판소원 분석 및 대응 준비 뿐만 아니라 율촌 형사팀을 중심으로 공소청법·중요범죄수사처법·형사소송법 개정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며 변화하는 수사 시스템에 대한 대응도 함께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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