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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던 것 잘하자” 알리바바의 잇단 사업부 매각 검토 소식

이명철 기자I 2024.02.04 12:10:09

블룸버그·로이터 “오프라인 소비재 기업 매각 검토”
비핵심 사업 구조조정, 전자상거래·AI 등 핵심에 집중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알리바바 회사 전경.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연이어 들린다. 주요 사업을 6개로 분할하려던 계획이 틀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알리바바가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일(현지시간) 알리바바그룹이 식료품 기업인 프레시히포(Freshippo·중국명 허마)와 소매업체 알티마트(RT-Mart) 등 다수의 소비재 부문 자산 매각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알리바바가 이러한 자산(소비재)에 대해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들과 협의해왔다”며 “협의는 초기 단계로 알리바바가 (매각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1일 알리바바가 백화점 체인 인타임(In Time)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프레시히포는 알리바바의 슈퍼마켓 체인으로 매장 식사, 30분 이내 배송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5년 설립돼 28개 도시에 300개 이상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홍콩증시 상장을 추진하다가 계획을 보류한 바 있다. 2022년에 매겨졌던 시장 가치는 목표치인 100억달러(약 13조4000억원)에 못 미치는 600억달러(약 80조3000억원)에 그치기도 했다.

알티마트는 알리바바가 2017년 인수했던 중국 선아트 리테일이 운영하는 할인마트다. 같은해 알리바바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던 인타임을 인수하기도 했다. 인타임은 현재 중국 전역에 100개 이상 백화점 등을 운영 중이다.

외신에서 다양한 매각 소식이 들려오는 것은 그만큼 알리바바가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로이터는 알리바바가 조 차이 회장, 지난해 새로 임명된 에디 우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수익성이 있는 사업부를 매각하는 동시에 핵심 사업인 전자상거래로 모델을 전환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목했다.

한때 시가총액 5000억달러(약 670조원)을 돌파하며 중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 승승장구하던 알리바바는 창업자인 마윈 회장의 퇴진과 중국의 강도 높은 조사, 미국 수출 규제 등으로 사업이 위축됐다.

알리바바 창업주인 마윈 전 회장. (사진=AFP)


특히 지난해 3월 회사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6개 부문으로 분사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불과 8개월여만인 11월 클라우스 서비스 부문 분사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중국의 AI 반도체 규제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알리바바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의문 부호가 달리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증시에서 중국 전자상거래 후발주자인 핀둬둬 주가가 급등해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을 거의 따라잡기도 했다. 이에 마윈 잔 회장은 이례적으로 직원들에게 메모를 돌려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이번 매각 검토 소식은 알리바바가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반등을 모색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우 CEO는 이후 회사의 미래 전략을 제시하면서 각 사업이 보다 독립적으로 시장에 도전할 것이고 핵심과 비핵심을 구별하기 위한 전략적인 검토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칸타월드패널의 이사인 제이슨 유는 “오프라인 사업은 엄청난 노력과 자원이 필요하고 핵심인 전자상거래와 통합하기가 매우 어렵단 점이 입증됐다”며 “알리바바는 경영진이 바뀌면서 국내 전자상거래에 더 집중하고 AI, 클라우드와 해외 사업 확장에 더 많이 투자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알리바바, 알티마트, 인타임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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