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성장세 둔화?…"내년 '빔팻' 특허만료 기회"

박미리 기자I 2021.10.29 07:45:09

[리포트분석]
9월 미국 처방수 9826건, 전월 대비 3.4% 증가 그쳐
6월 16%, 7~8월 7%로 하락…"월 성장률 낮아져"
"뇌전증 치료제 시장, 약물 스위치 속도 더뎌"
점유율 42% '빔팻'도 출시9년만에 매출 10억 달러
발작완전소실율 21%…글로벌 석학들도 "약효 우수&qu...

[이데일리 박미리 기자] SK바이오팜(326030)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SK바이오팜은 글로벌 석학들의 긍정적인 평가, 내년 시장 1위 ‘빔팻’의 특허만료 등을 기반으로 ‘엑스코프리’의 순항을 자신하고 있어 대조를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 미국 처방 수는 9826건으로 전월 대비 3.4% 증가했다. 6월 16%이던 월 성장률이 7~8월 각각 7%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 반토막 난 것이다. 지난달 뇌전증 약 전체 처방 수는 1.6% 하락하는 데 그쳤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엑스코프리 월 상장률은 올해 중반 10% 대비 다소 둔화됐다”며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대면 마케팅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월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SK바이오팜에선 뇌전증 치료제 시장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항변한다. 회사 관계자는 “뇌전증 치료제는 성장세가 빠른 시장이 아니다. 뇌전증 환자들은 부작용, 약효가 떨어지는 등 문제를 겪지 않는 한 약을 잘 바꾸지 않는다”며 “출시 이후 10년간 25%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할 때까지 선형으로 증가하는 형태를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빔팻’은 2008년 출시 후 9년 만인 2017년 10억달러(1조1617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또 다른 뇌전증 치료제 ‘앱티옴’(Aptiom)과 ‘브리비액트’(Briviact)도 매출 2억달러(2323억원)를 넘어서는데 각각 4년, 5년이 소요됐다.

‘엑스코프리’의 초반 실적이 경쟁약물 대비 뒤쳐지지도 않는다. 엑스코프리는 작년 5월 미국 시장에 출시됐다. 출시 14개월 차인 올해 7월 엑스코프리 처방 수는 8857건이다. 같은 시점(출시 14개월 차) 경쟁사 3곳의 처방 수는 2000~5000건으로 차이가 크다.

이는 현지에서 엑스코프리 약효를 인정한 결과라는 전언이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엑스코프리는 임상 2b상에서 100mg, 200mg, 400mg 복용환자(유지기간 12주)에게 각각 4%, 11%, 21% 발작완전소실(발작이 완전히 없어진 상태) 비율을 얻었다. 위약 투여군은 1%였다. 빔팻의 발작완전소실율이 2.4~4.6%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또한 엑스코프리는 발작빈도(투약 18주)도 각 용량마다 35%, 55%, 55% 줄었다.

이 같은 성과는 글로벌 석학들도 인정한 바다. 스테판 아놀드 박사는 란셋 뉴롤로지(Lancet Neurology) 저널에서 “20% 이상 발작완전소실율을 보인 건 엑스코프리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배너대학 메디컬센터 신경과학연구소장인 스티브 정 박사 뉴롤로지(Neurology)저널에서 “세노바메이트 복용환자들에 유의미한 발작빈도 감소를 보였다”고 전했다. 재클린 프렌치 박사도 네이처 리뷰(Nature Reviews) 논평에서 엑스코프리가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업계 안팎에선 빔팻의 특허가 만료되는 내년 엑스코프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 역시 만성질환으로서 치료제를 계속 복용해야 하는 뇌전증 특성에 기인한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뇌전증 시장은 1, 2, 3세대 약물이 복합적으로 병용 처방되는 특성이 있다”며 “고정된 보험비 정량에서 오리지널 빔팻에서 제네릭으로 처방 전환 시 세노바메이트와 같은 신제품 처방 가능성은 오히려 증가한다”고 했다. 현재 빔팻은 글로벌 뇌전증 치료제 시장의 42%를 점유 중이며 연 매출이 15억달러(약 1조 7000억원)에 이른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디지털 기반 영업, 마케팅을 확대하고 커넥티트 TV 광고를 통해 환자, 의료진별 차별화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미국 뇌전증 재단과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진행해 엑스코프리의 발작완전소실 효과를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출시 초반이라 월 처방 증감폭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장기적으론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한다”고 전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법인에 J&J, UCB, Lilly 등에서 20여년간 뇌전증 및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출시, 판매를 경험한 전문가들로 마케팅 조직을 꾸려 시장을 공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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