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사위원 리뷰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
디테일한 드라마 치밀한 전개 '눈길'
일인이역 배우들의 호연도 즐거움
 | |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의 한 장면(사진=샘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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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성 더 뮤지컬 국장] ‘시티 오브 엔젤’. 제목만 듣는다면 니콜라스 케이지와 맥 라이언 주연의 영화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은 그와 무관한 작품이다. 영화에는 실제 천사가 등장했다면 뮤지컬은 제목 그대로 천사들의 도시라는 로스앤젤레스, 그곳의 상징적인 장소 할리우드가 배경이다. ‘시티 오브 엔젤’은 1940년대 전성기를 맞은 느와르 영화 작가 스타인(최재림·강홍석 분)의 이야기다.
극은 스크래치가 많이 난 흑백영화 톤의 배경에 사립탐정 스톤(이지훈·테이 분)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과장된 내레이션으로 스톤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회상이 하나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이내 이것이 현실이 아니라 스타인이 쓰고 있는 시나리오라는 것이 드러난다.
‘시티 오브 엔젤’은 스타인이 글을 쓰고 있는 1940년대 할리우드의 세계와 그의 시나리오 속 세계를 병렬적으로 전개한다. 사립탐정인 스톤이 활약하는 시나리오 속 세계는 전형적인 미스터리 느와르 장르 스타일대로 팜므파탈의 여인과 탐정, 갱들과 쇼걸이 등장해 납치와 음모, 살인, 그리고 사랑을 펼친다. 18인조 빅 밴드의 연주가 가세한 스윙재즈와 거친 흑백 필름의 영상은 느와르 세계로의 안내를 돕는다.
반면 스타인이 속해 있는 현실은 할리우드의 스타 시스템과 쇼 비즈니스적인 자본주의 원리가 작동한다. 흥미로운 음모와 살인으로 범벅이 된 느와르 세계나, 타락한 할리우드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지만 무관한 듯한 두 세계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깊은 영향을 받으며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나리오 속 세계는 전형적인 느와르 판타지를 따르면서도 작가인 스타인의 현실 세계를 반영한다. 스타인의 연인 게비는 시나리오 속에서 스톤이 사랑하는 밤무대 가수 바비로, 갑질 제작자이자 감독인 버디는 영화계 큰손 어윈으로 등장한다. 스타인과 스톤을 제외한 모든 배역들은 현실의 인물과 시나리오 속의 인물을 동시에 연기한다. 스톤은 작가 스타인의 영화 속 자의식이라는 측면에서 이 또한 동일인물이다. 현실 속 스타인의 시나리오는 제작자 버디의 난도질로 막장으로 향한다. 작가인 스타인은 암묵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캐릭터 스톤이 반기를 들면서 작품은 절정을 맞는다.
‘시티 오브 엔젤’은 매우 디테일한 드라마를 치밀하게 전개해간다. 복선과 암시가 가득하고, 두 세계를 연결 짓는 대사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몰입을 요구하는 작품이지만 몰입해서 얻는 재미도 그만큼 크다. 느와르 영화를 콘셉트로 영화적인 느낌을 강조한 무대나, 흑백 톤과 컬러 톤을 대조시킨 조명, 그리고 40년대 브라스 빅 밴드의 음악은 이 작품만의 스타일을 명확히 한다. 일인이역으로 열연하는 배우들의 호연도 극중극 형식의 작품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특히 스타인 역할의 최재림과 느끼한 멘트를 아무렇지도 않게 던지는 영화 속 인물 스톤 역의 이지훈은 더할 나위 없는 캐스팅이다. 빅밴드에 맞춘 재즈 스타일의 음악으로 뮤지컬적인 어법을 충실히 따르는 음악을 듣는 재미도 있다.
이 작품은 논레플리카로 한국 창작진들에 의해 연출이나 무대, 의상, 조명 등이 만들어졌다.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한 개성 있는 스타일이 강점인데, 그 잘 만든 스타일을 조금만 더 지금의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 |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의 한 장면(사진=샘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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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의 한 장면(사진=샘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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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의 한 장면(사진=샘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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