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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청문회, `예견된 질타`와 `준비된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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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식 기자I 2011.08.22 08:45:00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지난주 국회에는 두 명의 `회장`이 등장했다. 두 회장 모두 의원들의 오랜 `러브콜(?)`을 받았던 터라 정치권과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지난 17일 국회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에 대한 공청회`에 참석했다. 그는 지난 6월 예정됐던 공청회에 불참한 바 있다.   이번에도 쉽지 않았다. 전날 해외출장으로 공청회에 불참한다고 했던 허 회장은 당일 한 시간 늦게 어렵사리 도착했다.

18일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청문회에 나타났다. 그간 여야의원들은 그가 증언대에 서지 않기 위해 거짓 핑계를 대고 해외로 출국했다고 비판했었다. 그런데 조 회장이 지난달 국내에 머문 적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의원들의 `집중 포화`는 불보듯 뻔했다.

여야의원들의 공세는 예상대로 매서웠다. 허 회장을 향해 "먹통 아니냐", "전경련은 전국경제인로비연합회 아니냐"는 등의 질타가 쏟아졌다. 조 회장 역시 "대기업 총수가 이것밖에 안 되는가", "해고는 살인이다"란 말을 들었다.   두 회장은 내내 머리를 조아렸다. 물론 그들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공청회와 청문회 내내 `예견됐던` 비난만 이어진 걸 보니 조금은 의아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 공청회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또 대기업이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지 등을 묻고 답하는 시간이었다. 의원들이 그렇게 벼르던 공청회였던 만큼 현 상황의 문제점을 따지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했다.

한진중공업 청문회도 마찬가지다. 정리해고가 불가피했는지, 해법은 없는지 등을 묻는데 주력했어야 했다. 하지만 의원들은 대책 마련보다는 조 회장의 `사과`를 받는데 더 큰 의미를 두려는 인상이 짙었다.

조 회장 태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는 그가 준비한 `커닝 페이퍼`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조 회장은 해결책에 대한 고민보다는, 정중하게 사과하고, 공손한 어투로 호소할 준비(?)만 해온 듯했다. 그는 `즉답을 피하고 정중하게`, `다소 어눌하고 호소하는 어투로` 등의 내용이 적힌 문건을 손에 쥐고 있었다.

청문회가 있기 전 한 의원은 "조 회장을 국민들에게 무릎꿇게 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혹여 조 회장이 무릎을 꿇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청문회에서 이미 예견된 질타를 쏟아내고 준비된 반성을 끌어내는 것보다는 청문회 뒤의 `행동`을 끌어내는 게 의원들의 책무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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