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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은 한국 경제 돌파구…부산-나진 항로 개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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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기자I 2019.02.26 06:00:00

[인터뷰]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
“남북경협으로 미래성장 동력 찾아야”
“러시아, 베트남 신남방·신북방 추진”
“해외 진출하도록 공공기관 정책 풀어야”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 △1959년생(만 60세) △경북 안동 △안동고 △한국해양대 항해학과, 영국 웨일즈대 대학원 공학 석·박사 △한국해양대 물류시스템공학과 교수·학생처장·기획처장·대학원장,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 해운항만학과 방문교수 △부산항 북항 통합재개발 추진위원장 △부산항만공사 항만위원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북한은 대외개방을 통한 경제발전 의지가 강합니다. 미국도 북한과 새로운 정치적·경제적 관계를 맺으려고 합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은 보다 진전된 회담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우리도 이렇게 대외환경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돌파구로 남북경제협력을 준비해야 합니다.”

남기찬(사진·60)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남북경협은 한국 경제의 탈출구”라며 이같이 말했다. 남 사장은 해양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물류시스템공학과 교수,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 오거돈 부산시장 캠프 정책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좌장 역할을 해왔다.

그가 지금 주목하고 있는 사안은 오는 27~28일 2차 북미정상회담이다. 북미정상회담이 한국경제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최근 스케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업계, 연구원, 정부 측 인사들을 만날 정도로 분주하게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준비 작업은 예상보다 구체적이고 다방면으로 진행 중이다. △나진항 항만 현대화 사업 △나진항-부산항 항로 개설 프로젝트 △원산항 리조트 개발 등이 준비 목록에 올랐다. 남북경협과 별도로 △러시아 수산물 가공물류 유통단지 △베트남 하노이 항만개발 사업도 추진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 중인 신남방·신북방 정책에 발맞춘 해외 사업들이다.

남 사장은 “제조업 업황 악화로 국내 성장이 주춤하고 있고 해운산업은 한진해운 파산의 그늘을 못 벗어난 상황”이라며 “지금은 남북경협을 비롯해 해외로 적극적으로 진출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남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27~28일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 전망은?

△제조업은 변환기에 접어들었다. 혁신이 필요한 때여서 당분간 제조업에서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경협은 우리 경제의 탈출구,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철도는 건설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항만 분야는 바로 착수할 수 있다. 우리는 대북 제재가 해제되고 남북경협이 활성화된다면 항만 사업에 바로 착수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준비 중인 내용은?

△부산지역 선사들과 구체적인 얘기를 깊이 논의하고 있다. 항만개발 이전에 항로 개설부터 해야 한다. 첫째로는 길림성, 흑룡강성을 시작으로 북한의 나진에서 부산까지 항로를 개설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나진항 현대화 사업에 투자하고 장기 운영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셋째로는 민간기업과 함께 원산항에 복합 리조트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남북경협 외에 추진 중인 해외사업은?

△첫째, 3월 말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부산항만공사 물류센터 계약을 체결한다. 유럽에 진출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현지 물류를 지원해 주자는 취지다. 부산항만공사 입장에선 해외사업을 통해 국내에 한정돼 있는 수입원을 다각화하는 측면도 있다.

둘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수산물 가공물류 유통단지를 개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과 합의해 추진되는 것이다. 곧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이다.

셋째, 베트남 하노이 항만개발 사업이다. 국내 선사, 건설사들과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베트남 현지 물류사업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해외사업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을 텐데?

△부산항만공사가 매년 순이익을 내고 있어서 투자 여력이 있다. 기관 신용 등급도 높다. 다만 우리가 현장에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제를 풀어주면 좋겠다. 길을 다 찾고 투자 대상지, 사업성까지 검토해도 정부가 승인해주지 않으면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애로사항인가?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이 해외사업을 하려면 공운법(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수부, 기획재정부의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 ‘협의’ 규정이지만 현실적으론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정부는 공공기관의 재무건전성, 부채 관리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 때문에 공기업이 민간과 사업하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 기류가 있다. 이제는 투자 여력이 있는 공기업의 경우 이 규정을 탄력적으로 적용했으면 한다.

부산항 감만터미널 모습. 세계 6위 규모의 항만(컨테이너 물동량 기준)인 부산항은 야간, 휴일 없이 가동돼 365일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사진=부산항만공사]
-문재인정부 들어 공공기관 운영 방식이 바뀌는 상황인데.

△전반적인 방향을 보면 바뀌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위험의 외주화’로 비정규직이 많이 양산됐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공공성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약자 배려, 상생 등 사회적 가치도 중시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도 일자리 창출, 항만산업 동반성장 지원, 지역 사회공헌활동 및 윤리경영 강화 등을 담은 사회적가치 실현을 위한 4대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구체적 성과가 있다면?

△안전을 1순위 과제로 선정했다. ‘무재해 부산항 만들기’ 프로젝트에 나섰다. 보안관리비(294억원), 시설보안개선(28억원), 시설물 안전진단(18억원) 등 올해 안전예산으로 345억원을 책정해, 안전을 강화하는 중이다. 하역 작업을 하는 운전기사의 졸음을 방지하기 위해 알람 시스템을 도입했다. 무선식별 시스템(RFID)을 도입해 차량 운전의 사각지대에 사람이 오면 경고음이 울리도록 했다.

이어 부산지방해양수산청, 항운노조, 항만물류협회, 항만연수원과 노사정 상설협의체를 만들었다. 안전을 관리·감독하는 권한이 어느 곳에 있는 지 애매한 경우가 많아, 협의체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중이다.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캠프 정책단장을 맡은 바 있다. 부산시와 협력하는 사업도 추진 중인가.

△부산시와 해양항만 물류 분야의 고위 협의체를 꾸렸다. 공동사업을 발굴하고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상생 협의체다. 부산신항의 다목적 부두를 중소선사 전용부두로 만들어 애로사항을 풀어줬다. 부산시와 급유, 선용품 등 해양항만 사업을 육성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도시 계획 인·허가권을 가진 부산시와 항만 재개발, 도시 재생 관련 협업 사업도 논의 중이다. 지자체와 함께 고령층 일자리 창출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받는다.

△사업 보고서를 잘 짤 것이다. 일상적인 업무를 하면서 사회적 가치 사업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결국 사람이 자산이기 때문에, 인력 양성 체계도 다듬을 것이다. 글로벌 수준에 맞게 다양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다.

-향후 계획은?

△현재 해운산업이 한진해운 파산의 그늘을 못 벗어난 상황이다. 부산항에서 처리하는 국적선사의 화물 비중이 한진해운 파산 이전만큼 올라가지 못했다. 앞으로 항만 연계 사업을 꾸준히 발굴할 것이다. 첨단항만 기술을 가진 기업의 연구개발(R&D) 기금 지원, 영세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 갑을관계 개선을 통한 상생 협업에 도나설 것이다. 부산 현안인 북항재개발사업의 경우엔 올해 91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기반시설 공사를 목표연도인 2022년보다 앞당겨 준공하겠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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